일본 도호쿠 대지진 이후 연락이 끊겼던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90) 할머니가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센다이(仙台) 한국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송 할머니는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 인근 대피소에서 지내다 지난 19일 대피소를 나와 센다이 시내 지인의 집에서 하루를 보낸 뒤 도쿄로 이동했다. 영사관 관계자는 "대피소에서 나온 송 할머니는 심신이 피로해 보였지만 건강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관련 단체는 지진 발생 이후 한국 영사관 측에 지속적으로 송 할머니의 생사 여부 파악과 구조를 요청, 영사관은 직원과 지진신속대응팀을 최대한 동원해 송 할머니를 찾아 나섰다.
송 할머니의 생환에는 아찔하고도 뭉클한 사연이 있었다. 정대협에 따르면 송 할머니는 지난 11일 쓰나미 발생 전 대피소로 가라는 민생위원의 말을 들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애완견 '마리꼬'를 챙기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맨발로 자신의 집보다 고지대의 이웃집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 원래 가려던 대피소는 할머니의 집보다 낮아 쓰나미로 물에 잠기고 말았다. 주민들은 이후 무릎이 아파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교대로 업어 고지대 대피소로 옮겼다. 송 할머니는 구조된 후 "처음에는 마리꼬 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다음에는 이웃들이 나를 도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한국인 희생자 1명이 추가 확인됐다. 외교통상부는 이시노마키시 종합체육관에 안치된 전모(37ㆍ여)씨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일본인과 결혼해 현지에 거주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일본 대지진으로 희생된 재일동포는 조선적 1명을 포함, 3명으로 늘어났다. 지금까지 센다이 한국총영사관에 연락두절 신고가 접수된 우리 국민 1,019명 중 41명을 제외한 978명의 안전이 확인됐다.
센다이(미야기현)= 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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