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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 영농서 '농가월령' 후손들이 한글판으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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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 영농서 '농가월령' 후손들이 한글판으로 발간

입력
2011.03.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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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영농 지침서 '농가월령(農家月令)'의 한글 번역판(사진)이 출간됐다. 16일 문경시에 따르면 광해군 때 낙향한 태촌 고상안(高尙顔, 1553~1623)이 농민과 함께 체득한 농사경험을 바탕으로 쓴 조선 중기 농사 사례집 농가월령이 후손에 의해 한글판으로 발간됐다.

농가월령은 문경시 영순면이 고향인 고상안이 울산 판관을 끝으로 40여년의 공직에서 물러난 뒤 낙향, 농사에 관한 제반사항과 영농준비, 작물 재배기법 등을 자세히 기록한 산문체의 한문 농사 교본이다. 1책 필사본으로 제작된 이 농서는 저자 나이 67세가 되던 해인 1619년에 완성됐다.

농가월령은 당시 국가 기간산업이던 벼농사의 중요성을 강조함은 물론 상농사상(尙農思想)의 체험과 실증적 방법을 펼쳐 보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3월절 청명'부분은 '뽕나무 잎이 미처 피지 않았는데 누에 씨가 부화, 전년 가을에 뽕잎으로 만든 분말을 물로 축여 투여한다'는 내용을 기술, 당시에도 잠업이 성행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농가월령의 번역은 태촌 선생의 13대손인 고재하 유림단체협의회 문경지회장이 주도했다.

문경시 채성오 문화재담당은 "농가월령은 조선 중기에 백성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실용적 농사서를 만들어 보급했던 태촌 고상안 선생의 농민사랑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이처럼 훌륭한 어른이 계셨다는 것 만으로도 문경지역 주민들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농가월령은 당시 원나라 농서를 번역한 '농상집요'와 세종 때 만든 '농사직설', 강희맹의 '사시찬요'와 달리 체험 농서로 유명하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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