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가 초ㆍ중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집중반'이라는 합숙형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당초 홍보한 '수준별 소규모 반편성 학습'과 다르게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경기도와 영어마을 파주캠프에 따르면 파주 영어마을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초교 4~6학년, 중 1,2년 240명을 모집해 방학 집중반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4주 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원어민 교사와 생활하며 영어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파주캠프 측은 한 반에 15명씩 소규모로 수준별 반을 운영키로 하고 학생당 160만원(경기도외 학생은 180만원)의 수업료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파주캠프 측은 경기도로부터 7,600여 만원을 지원(저소득층 학생 수업료) 받았다.
그러나 파주캠프 측은 당초 설명했던 프로그램대로 운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캠프 입소 후 15명씩 16개 반으로 나눴지만, 정작 수업은 두 개 반을 합쳐 30명씩 합반 수업을 했다. 중학생반의 경우 학생의 학력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학년ㆍ성별로 나눠 4개반을 편성했고, 수업도 30명씩 남ㆍ녀 합반 수업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학부모들은 환불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 A씨는 "소중한 방학시간에 일반 학원을 포기하고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는데 아무 소득을 얻지 못했다"며 "필리핀 해외 연수가 한 달에 150만원 정도인데, 30명씩 콩나물 수업을 하는 줄 알았다면 차라리 외국에 보냈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학생 B군도 "수준별 반 편성이 이뤄지지 않아 수업 중에 일부 학생들이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 거야'라며 물어보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파주캠프 측은 프로그램에 큰 하자가 없어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파주캠프 관계자는 "교실 등 시설문제로 합반 수업이 이뤄지긴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면서 "수준별 반편성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이해력이 뒤쳐진 일부 학생들은 내국인 교사의 보충 수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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