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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녹내장 환자 100만명… 40세이상 정기 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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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녹내장 환자 100만명… 40세이상 정기 검진을

입력
2011.03.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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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명 인구가 70만명이나 된다. 그런데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녹내장(38%)으로 분석되고 있다. 뒤를 이어 당뇨병성 망막증, 황반변성이 꼽히고 있다.

한국녹내장학회(회장 기창원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가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세계 녹내장 주간(7~13일)을 맞아 이같이 녹내장 환자 실태를 밝히면서 '녹내장에 눈을 뜨세요'라는 주제로 녹내장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학회는 녹내장 위험성을 알리는 포스터와 녹내장 체험 안경을 일반 병원에 배포했다.

기 회장은 "녹내장은 보통 40세 이상에서 나타나는데 요즘은 눈 안의 압력(안압)이 정상인 20~30대에서도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녹내장 환자가 이제 100만명이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그는 덧붙였다.

눈이 단단해지면서 시력 손상돼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10~20㎜Hg)보다 높아져 눈이 단단해지면서 망막의 시신경이 손상돼 시력을 잃는 질환이다. 북한에서는 눈이 단단해져 생긴다고 해서 '딴딴눈알'이라고 부른다. 주변 시야가 점점 좁아지거나, 눈을 살며시 감고 안구(눈알)를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면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눈의 모양체에서는 눈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방수)이 만들어져 방수 배출구를 통해 빠져 나간다. 이 방수 배출구에 이상이 생겨 방수가 제대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계속 눈에 고이면 안압이 높아지게 된다. 즉, 방수 배출구가 막혔는데도 방수가 계속 나와 마치 수도꼭지가 틀어져 있는 싱크대에 배수구가 막혀 물이 넘치는 것과 같다. 이처럼 방수가 계속 넘치면 시신경이 망가지고 시야가 점점 좁아지면서 실명하게 된다.

녹내장은 시력검사 시 정면 측정을 하는 중심 시력보다 정면을 응시할 때 좌우상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주변 시력이 먼저 떨어진다. 이는 주변 시신경이 중심에 위치한 것보다 안압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이런 이유로 안압이 높아져 주변 시신경 손상이 한참 진행된 상태에서도 중심 시력이 1.0을 유지하기도 있다.

어두운 곳에서 책ㆍTV 보면 안압 높아져

녹내장은 40대 이상 성인의 2% 정도가 걸릴 정도로 흔하다. 따라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눈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고도 근시, 원시, 비만, 고혈압, 당뇨병 환자라면 좀 더 일찍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한다면 실명 가능성이 아주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하지 않고 방치하면 시신경이 손상되고 회복되지 않아 실명하게 된다.

기 회장은 "녹내장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물이나 커피, 차 등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어두운 곳에서 TV를 보거나 독서를 하면 안구의 압력이 올라간다. 녹내장은 감정이 동요되면 악화한다. 따라서 흥분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가져야 한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증세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녹내장 환자 3명 가운데 1명 정도는 자각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불빛 주위에 녹색이나 붉은색의 원이 보이거나 시야가 좁아지고, 안구에 손을 댔을 때 전보다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경우 여기에 해당한다. 눈이 아프고 흐리게 보이거나 구역질과 구토, 어깨 결림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성공제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이런 증상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에 장애가 와 녹내장이 되기도 한다.

녹내장은 안압과 시신경 상태, 전방각 검사(특수 렌즈를 눈에 대고 방수 배출구의 모습을 측정하는 검사), 시야검사(물체를 볼 수 있는 범위 정도를 알아내는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안압이 정상이라도 시야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진단하고, 반대로 안압이 높더라도 시신경과 시야검사가 정상이면 치료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검사만 하면 된다.

급성 녹내장은 심한 안통과 두통, 구토 등을 동반하며, 통증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뇌질환이나 위장질환으로 잘못 알고 내과 치료를 하다 치료시기를 놓쳐 시력을 잃기도 한다.

녹내장은 완치를 기대하기보다 꾸준히 증상을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명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약물치료로도 효과적

녹내장 치료법은 크게 약물과 레이저, 수술을 꼽을 수 있다. 1차 치료는 약인데, 대표적으로 MSD의 '코솝'(베타차단제와 탄산탈수효소억제제의 복합제)과 '티모프틱'(베타차단제), 화이자의 '잘라탄'(프로스타글란딘 제제), 삼일제약의 '알파간'(교감신경계작용제) 등이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코솝이다. 코솝은 안압을 효과적으로 낮추고 부가적으로 눈에서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코솝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약은 잘라탄이다. 잘라탄은 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데, 1일1회 요법으로 투약하기는 쉽지만 냉장 보관해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레이저나 수술을 할 수 있다. 수술은 국소 마취를 한 상태에서 하며 기존의 눈 속 방수 배출구 대신 다른 배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술했다고 녹내장이 완치하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에도 약을 계속 써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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