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공유제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 소리를 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실상 자신의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16일 삼성에 따르면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이날 오전 사장단 회의가 끝난 뒤 "이 회장이 지난 10일 발언에 대해 '진의가 그게 아니었다'며 당혹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비즈니스 프랜들리'정책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해 와서 기업들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 정책에 협조할 예정이며, 특히 동반성장 정책은 이 회장의 뜻도 강한 상황이니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의 사장들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삼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사회와 함께 간다는 생각을 갖고, 겸손하고 자숙하는 마음으로 경영에 전념해달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실장 발언에 이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총회에 참석하면서 "이익공유제는 경제학 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제도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사회의 용어인지 모르겠다"고 이익공유제를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또 당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를 요청 받자 "성장을 해왔으니 낙제는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익공유제 도입을 주창해 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색깔론으로 매도하지 말라"고 이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청와대가 11일"듣기 거북하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이 회장 발언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날 김 실장의 발언과 관련해 "이 회장이 사실상 청와대에 유감의 뜻을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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