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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기교, 김광현 파워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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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기교, 김광현 파워 눌렀다

입력
2011.03.1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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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 수를 정해놓고 던지는 시범경기. 그리고 1시간의 짧은 맞대결.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둘이 마운드를 번갈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볼거리는 충분했다.

류현진(24∙한화)과 김광현(23∙SK)이 15일 대전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사상 첫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류현진의 판정승. 류현진은 3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김광현은 3과3분의1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둘은 홈런 한방씩을 얻어 맞았다. 직구 최고 구속도 나란히 148㎞.

▲류현진은 완급 조절, 김광현은 직구 힘으로

류현진은 이날 제구 위주의 피칭에 주력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8㎞까지 나오긴 했지만 본인 스스로도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직구 구속은 141, 142㎞에 그쳤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을 중심으로 좌우상하에 번갈아 던지며 제구에 집중했다.

스프링캠프를 포함해 올해 들어 실전 등판이 세 번째인 김광현은 이날 다소 몸이 무거워 보였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간간히 던지긴 했지만 변화구 제구에 애를 먹었고, 주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도 높게 형성됐다. 아직까지는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홈런 허용 뒤 류현진은 '침착', 김광현은 '흔들'

팽팽했던 균형은 2회에 깨졌다. 1사 이후 정상호에게 볼카운트 0-3에 몰린 류현진은 140㎞ 직구를 가운데 높은 곳으로 던졌고, 정상호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고, 3회에는 세 타자를 가볍게 돌려세웠다.

2회까지 호투하던 김광현은 3회 위기를 맞았다. 선두 나성용에게 커브가 한 가운데 높은 곳으로 몰리며 좌월 솔로 홈런을 내줬다. 솔로 홈런 한방씩으로 1-1. 승부는 다시 원점.

그러나 김광현은 류현진과는 달리 홈런을 허용한 뒤 갑작스런 난조를 보였다. 다음 타자 오재필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후 폭투와 볼넷으로 내준 무사 1∙3루에서 강동우의 유격수 앞 땅볼 때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이어 정원석의 내야 안타로 3실점째. 이어 등판한 매그래인의 추가 실점으로 자책점은 4점이 됐다. 최종 결과는 한화의 5-2 승.

▲류현진은 "또 붙어도 자신", 김광현은 "다음엔 다를 것"

경기 후 류현진은 "홈런 맞은 뒤에 '이러다 (김광현에게) 판정패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어쨌든 1실점 밖에 하지 않아 다행이다. (김)광현이가 세게 던지기에 나도 모르게 세게 던졌다. 정규시즌에서 김광현과 다시 붙어도 부담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김광현은 "한화 타자랑 상대하는 게 중요하지 (류)현진이형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그래도 오늘 맞대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프로야구 흥행에 일조하는 것 같아 기쁘다"며 "다음에 만났을 때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대전=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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