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4호기의 냉각계통 고장에 따른 원전위기가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커지면서 방사능 공포가 일본을 넘어 한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ㆍ3호기가 냉각계통 고장에 따른 수소폭발로 외벽이 날아간 데 이어, 연료봉이 냉각수 밖으로 노출돼 장시간 노심 용융이 진행된 2호기에서도 원인불명의 폭발로 격납용기가 손상되고, 지진 이전에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던 4호기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일어났다. 일련의 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에 방출됐고, 2호기의 노심 용융으로 미량의 중성자가 방출됐고,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한 4호기의 폭발과 화재에 따른 추가 방사능 누출도 확인됐다. 그 결과 어제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은 그 동안의 마이크로시버트 단위에서 밀리시버트 단위로 껑충 뛰었고, 도쿄에서까지 미량의 요드와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따라서 한국도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행동요령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경수로의 특성상 최악의 경우에도 체르노빌 형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며, 스리마일 형에 그칠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적잖은 방사능 피해를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정부와 국민 모두가 미리 다듬어두길 기대한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아서는 그리 대단한 대비책도 아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와 물안경 등으로 신체 점막과 공기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모자와 옷의 먼지를 자주 털고, 자주 씻기만 해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황사 피해 방지책 수준의 행동요령이지만 국민 모두 이를 숙지하고, 당국이 제때에 주의보나 경보를 발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다만 근거 없는 소문에 요란을 떠는 등의 과잉반응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바람이 동풍으로 바뀌어 방사성 물질이 서쪽으로 이동하더라도 한반도와의 거리로 보아 1~3㎞ 상공의 지속적 바람이 필요한데 편서풍의 영향으로 그럴 가능성이 낮다. 정부 당국이 사태를 예의 주시, 수시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