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진 쓰나미 직격탄을 맞은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은 피해 복구와 실종자 수색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눈을 동반한 한파까지 예고돼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피해가 컸던 도호쿠 지역 미야기(宮城), 이와테(岩手)현 등에선 15일에도 수습 작업이 이어졌다. 그러나 생존자 구조보다는 시신 발굴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도 강하다. AP통신은 14일부터 시작된 미야기현 사이토마을 수습 작업에서 소방대원들은 생존자 발견은 포기한 채 시신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과 쓰나미가 한순간에 아름다운 해변마을을 휩쓸고 갔다. 보호장구를 착용한 소방대원들은 지구가 아니라 외계행성의 폐허 속을 돌아다니는 우주인 같은 모습”이라고 AP는 묘사했다.
이재민들을 괴롭히는 건 물 식량 연료 같은 생필품 부족이다. 도호쿠 인근 6개현 2,600개 대피소에는 55만명의 이재민이 분산 수용돼 있다. 하지만 생필품이 부족한데다 수용 인원을 넘어선 곳도 있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도시를 빠져나가려는 피난 행렬도 목격됐다. 미야기현 최대 도시 센다이(仙台)에선 국내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공항이 가동되고 있는 인근 야마가타(山形)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식료품을 구하려는 센다이 주민들의 행렬도 하루 전보다 길어졌다.
도쿄(東京) 북동쪽 이바라키(茨城)현에선 품절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주유소가 많고 동부 해안지역의 몇몇 주유소에는 연료를 사려는 이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도 사재기 현상으로 상품 진열대가 비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날씨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도호쿠 지역에 16일부터 눈이나 비가 내리고 추위도 18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낮에도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 수준의 한겨울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재민들의 열악한 상황을 볼 때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 보인다. 보온과 더불어 수분과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 받아야 하는데 현재 이재민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