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2·4호기가 잇따라 폭발한 15일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에서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방사선 피폭 검사를 받고 있다. 방사성 물질 유출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열도가 공포에 떨고 있다. 니혼마쓰 AP=연합뉴스1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2·4호기가 잇따라 폭발한 15일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에서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방사선 피폭 검사를 받고 있다. 방사성 물질 유출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열도가 공포에 떨고 있다. 니혼마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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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가동 정지된 뒤 폭발 사고가 잇따르는 후쿠시마(福島) 원전에서 방사성물질 대량 누출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 3호기에 이어 15일 2, 4호기가 폭발해 원자로 4기가 동시에 통제불능상태에 빠지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원전 인근은 물론이고 사고 원전에서 250㎞도 넘게 떨어진 도쿄(東京)에도 피폭을 면하려는 외국인 등의 피난이 시작됐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15일 오전 6시14분께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원자로 콘크리트 건물 안쪽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서 폭발이 일어나 외벽에 사방 8m 크기의 구멍이 두 개 뚫렸고 9시38분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불은 2시간여 뒤 꺼졌지만 오전 10시22분 원전 일대 방사선량 측정 결과 백혈구 등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최대 400밀리시버트(mSv)가 관측됐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치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이후 일본 정부가 누출 방사선량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히기는 처음이다.
전날 두 차례 핵연료봉이 냉각수 밖으로 완전 노출돼 연료봉 일부가 녹았을 가능성이 농후한 2호기에서도 이날 오전 6시14분께 방사성물질을 감싼 격납용기 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 후 격납용기 하부의 압력수조 기압이 내려가 용기 손상 가능성이 높다. 압력수조에 담긴 냉각수는 다량의 방사성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용기가 균열되면 방사선이 유출된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사고 직후 원전 인근 20~30㎞ 주민에 건물내 대피를 지시하고 "추가 누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도쿄전력도 냉각수 주입을 위한 최소 인력을 제외한 직원 750명을 대피시켰다.
누출된 방사성물질은 바람을 타고 도쿄 등 수도권 일대까지 확산됐다. 원전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이바라키(茨城)현 도카이무라(東海村)에서는 이날 평상시의 약 100배에 이르는 시간당 5mSv의 방사선 수치를 관측했다. 도쿄, 사이타마(埼玉), 지바(千葉) 등 수도권에서도 최대 40배까지 방사선 수치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 확산에 대해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태평양쪽으로 흩어지고 있어 한국 등에는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고가 일본이 추정하는 4등급이 아닌 6등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사고를 모두 8단계로 분류한다. 지금까지 체르노빌원전사고가 7등급으로 최악이었다.
주일 외국계회사 직원 등은 가족과 함께 오사카(大阪) 고베(神戶) 등 남부 도시로 피난하거나 아예 귀국하는 '엑소더스' 분위기다.
지진 피해자는 계속 늘어 경찰 공식 집계 사망ㆍ실종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밤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90km 떨어진 시즈오카(靜岡)에서 진도 6을 넘는 지진이 발생해 일부 지역이 정전되고 화재까지 발생하는 등 여진 공포도 계속됐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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