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강타한 일본에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15일에도 규모 6.3의 여진이 일어나는 등 여진 경고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다 지반침하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혼돈과 공포감이 그치질 않고 있다.
지진 전문가들은 일본의 대지진이 발생한 동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14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해양지질학 및 지구물리학 연구소 지진학 연구실장 이반 티호노프 박사는 “11일 규모 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하고 난 뒤 하루 동안 규모 5~7의 여진이 170여 차례나 발생했지만 규모 7.2 이상의 강력한 여진은 없었다”며 “이는 일종의 공백기로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모 8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날 것이며 그 시점은 1주일 후나 한달 뒤, 아니면 그 이후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발생한 9.1의 대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 뒤 쓰나미를 동반한 규모 8.6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한 것이 하나의 사례라는 것이다.
앞서 13일 일본 기상청도 3일 이내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15일에는 처음 지진이 발생한 동북부 미야기(宮城)현 센다이 해변에서 규모 6.3의 여진이 또 발생하기도 했다. 산케이(産経)신문은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북지방 태평양 연안에서 지반 침하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열도가 불안정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南三陸) 시쓰카와에서 수평 방향으로 4.42m 이동했고 75.27㎝ 침하했다.
규모에서는 제각각이지만 강력한 여진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진과 쓰나미 오보도 속출하고 있다. 15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한 11일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규모 5이상의 여진이 23회 자동 발표됐지만, 이 가운데 8회는 실제 규모가 5 미만인데다가 진원도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일본 기상청은 “규모별로 지진을 분별해 해석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14일 이와테(岩手)현 산리쿠(三陸) 해안에서 발령된 5m 쓰나미 경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주민들과 구조대원들이 또 다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소동도 벌어졌다. 한 지방 공무원은 “쓰나미의 경우 기상청에 문의할 여유가 없어 그대로 통보한다”며 “긴급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대지진을 겪은 그토록 철저한 대비를 해왔다는 일본조차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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