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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방사능 공포 - 후쿠시마 원전 폭발 '4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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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호쿠 대지진/ 방사능 공포 - 후쿠시마 원전 폭발 '4가지 시나리오'

입력
2011.03.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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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1, 3호기에 이어 2, 4호기도 잇따라 폭발하면서 제2의 체르노빌 사태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땐 가동 중이던 원자로가 폭발해 피해가 극심했다. 반면 이번 사고는 이미 정지된 원전에서 일어나 이런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1979년 미국 스리마일원전 사고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상황은 스리마일원전과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이보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심이 2차례나 완전이 노출됐고 격납용기 및 이와 연결된 스프레션풀(압력수조)이 손상된 2호기가 가장 위험하다.

당시 스리마일원전에선 노심이 20~30% 녹았다. 일부 방사선 누출은 있었지만 노심이 압력용기(격납용기 안에서 노심을 담고 있는 구조물)를 빠져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후쿠시마 제1원전 1, 3호기 역시 압력용기 안에 바닷물을 넣는 냉각 작업이 성공하면 여기서 상황은 멈춘다. 그러나 2호기에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압력수조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압력수조가 작동할 수 없으니 내부의 증기를 못 빼고, 결국 바닷물을 넣을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냉각에 실패해 노심 온도가 계속 올라가 더 녹으면 훨씬 위험해진다. 노심 용융으로 발생한 증기가 압력용기를 뚫어 노심이 콘크리트 격납용기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노심에 들어 있는 핵연료는 콘크리트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유해한 화학물질을 다량 배출한다. 노심 온도가 콘크리트를 뚫지 못하고 여기서 멈추면 그나마 다행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2호기 아래 땅속에는 압력수조가 손상되면서 새어 나온 물이 고여 있다. 이 물엔 당연히 방사선이 들어 있다. 노심 속 핵연료가 콘크리트 격납용기를 뚫고 이 물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엄청난 압력이 생겨 폭발(증기폭발)한다. 마지막 보호막인 격납용기가 깨지는 것이다. 깨진 부분에 콘크리트나 모래를 쌓는 등의 응급조치를 할 순 있겠지만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 형태의 방사성물질이 다량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길이 사실상 없다.

상황이 여기까지 치닫는 걸 막으려면 압력용기 안쪽 말고 바깥쪽에도 바닷물을 넣을 수 있다. 압력용기를 외부에서 식혀 노심 온도를 간접적으로 낮추는 방법이다. 그러나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만약 압력용기 외부에 물을 채웠는데도 노심 온도가 떨어지지 않아 그대로 핵연료가 격납용기를 뚫고 나간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압력용기 외부의 물 때문에 증기량이 더 많아졌으니 증기폭발이 더 격렬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방인철 울산과기대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압력용기 외부에도 바닷물을 채울지, 말지 판단을 내려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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