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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앙 막아라" 181인 온몸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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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재앙 막아라" 181인 온몸 던지다

입력
2011.03.1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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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으로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우려되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17일 방사선 피폭 위험을 무릅쓴 자위대와 경찰의 원자로 냉각작전이 실시됐다. 이와 함께 직접 원자로에 접근해 지상 작업에 나선 181명의 원전 직원들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임무에 돌입했다. 냉각수 밖으로 노출돼 방사성물질 대량 방출 위험이 커지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것이다.

육상자위대는 이날 오전 9시48분께 헬리콥터를 이용해 제1원전 3호기 수십 미터 상공에서 이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를 향해 모두 4차례 약 30톤의 해수를 투하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35분부터 자위대 특수소방차 5대, 경시청 기동대 고압방수차 1대를 동원해 지상에서도 소방 호스로 핵연료 저장소에 30톤의 물을 쏟아 넣었다.

3호기 핵연료 저장소는 냉각 기능을 상실한 뒤 온도가 상승하며 냉각수가 증발해 연료봉이 수면 밖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는 수소폭발로 대부분 파괴된 3호기 콘크리트 외벽을 통해 핵연료 저장소에서 증발한 수증기로 보이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장관은 "(방사선이)높은 농도이기 때문에 오늘이 한계라고 판단해서 (작전을)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량 피폭 위험을 감수한 작전에도 불구하고 3호기 주변 방사선량은 해수 투하 직전 시간당 3,782마이크로시버트에서 투하 직후 3,754, 오후 2시 3,810마이크로시버트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지진 후 쓰나미로 전기가 끊어진 원전에 외부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전선 연결 공사도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인근 도호쿠전력의 고압 송전선을 끌어오는 연결 공사를 수몰 피해가 적은 2호기부터 1, 3, 4호기 순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18일 이후 전력이 공급되면 원자로 노심(爐心)에 물을 주입하는 긴급노심냉각장치(ESSC) 등을 가동할 수 있다. 향후 하루 이틀이 이번 원전 사고의 기로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서 미군은 첨단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동원해 4호기 내부의 상황 변화를 감시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로봇과 무인조종자동차를 조만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60㎞ 지역 28개소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0.7~170마이크로시버트의 높은 수치를 확인해 방사성 물질 확산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내 자국민에게 대피를 권고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미 국무부가 도쿄 거주 자국 공관원 가족의 일시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지원하는 등 자국민 철수 대책을 마련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당면한 대응 뿐 아니라 원자력 전문가 파견과 중장기 재건 지원을 포함해 모든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대지진 사망ㆍ실종자는 이날 경찰 집계로 1만5,000명을 넘어섰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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