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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女 간부 소방관…안산소방서 유지영씨 포부/ "국민께 봉사하라는 아버지의 뜻 이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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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女 간부 소방관…안산소방서 유지영씨 포부/ "국민께 봉사하라는 아버지의 뜻 이어야죠"

입력
2011.03.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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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비록 여자이고 간부로 들어왔지만, 밑에서부터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지난 3일 경기 안산소방서 예방과로 발령을 받은 신임 소방관 유지영(28ㆍ소방위)씨가 당찬 목소리로 동료 소방관들에게 발령 인사를 했다.

유 소방위는 직원 수가 220여명이나 되고 아버지뻘 되는 선배 소방관들이 즐비한 안산소방서에서 앞으로 화재예방 대책수립과 소방기획을 담당하는 일을 하게 된다.

햇병아리 간부 소방관인 유 소방위는 아버지도 소방간부후보생 출신이다. 아버지 유춘희(55)씨는 현재 시흥소방서 서장으로 재직 중이다. 부녀가 소방관인 사례는 더러 있지만, 간부 소방관 부녀는 흔치 않다.

유 소방위가 소방관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도 어릴 적부터 지켜본 소방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중학생이던 1997년 7월 문산천과 동문천의 범람으로 파주시 문산읍 일대에 물난리가 났을 때이다. 유 서장도 이곳에 긴급 투입돼 꼬박 1주일간 수해복구에 나섰다. "일주일간 보지 못했던 아버지가 집으로 오셨을 때 '힘들지 않았어?"라고 하니깐 아버지는 '조금 힘들었지. 근데 아빠는 피해 주민을 도울 수 있는 직업을 가져서 자부심을 느꼈어'라고 말했어요. 이 말이 저를 소방관의 길을 이끈 것 같아요."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유 소방위는 행시를 준비했지만 2번이나 시험에 떨어지자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 아버지와 같은 간부소방관이 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5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한 유 소방위는 지난해 중앙소방학교에서 1년간 간부후보생 교육을 받았다.

유 소방위는 "아버지가 소방학교 졸업식에 와서 '국민에게 봉사하면서 동료 소방관의 마음을 헤아리는 간부가 되라'고 했다"며 "늘 국민에 봉사하는 사명감을 잊지 않는, 멋진 제복보다 더 멋진 소방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산=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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