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콜팝’을 쏘겠습니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가 선물 공약을 내걸어 전교 회장에 당선된 학생에게 학생회장직 자진사퇴를 권고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11일 오전 실시된 Y초등학교 전교 학생회 임원선거에서 회장 후보인 6학년 K양이 소견 발표를 끝내고 자리에 돌아가기 직전 “(내가) 당선되면 콜팝을 쏘겠다. 각반에 축구공과 피구공도 주고, 흰 우유를 초코나 딸기 우유로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하면서 비롯됐다. 콜팝은 컵에 음료와 치킨 스낵을 함께 담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제품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이다. 이 발언 직후 실시된 학생회장 선거에서 K양은 4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157표를 얻어 당선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회장 선거마저 돈이 좌지우지했는데 학교는 도대체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과 함께 선거 무효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이 논쟁은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홈페이지로 옮겨 붙으면서 학교 측의 선물 공약 묵인에 대한 비난과 선거 결과를 존중하라는 상반된 글이 잇따라 올랐다.
학교 측은 “K양의 발언이 돌발적으로 이뤄진데다 선거 유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K양을 제지할 수 없었다”며 “사전에 K양의 소견문을 점검했을 때 콜팝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 선거 전날 방송을 통한 1차 소견 발표에서도 이런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난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결국 13일 K양을 사퇴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교사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를 긴급 소집, 콜팝 발언이 학생회 임원선거 관리 규정상 적절한 공약이 아니라고 판단, 당선자의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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