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가 없는 재앙이 엄습한 일본에 국제사회의 지원과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각국 정부는 지진 현장에 지원 인력을 파견하는 한편 일본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안전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13일 현재 69개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세계식량계획(WFP) 등 5개 국제기구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9만7,000톤급)가 일본 근해에 도착했으며 자위대의 재난 구호 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도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에 기지를 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도 지진 피해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미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가 파견한 144명의 인명수색구조팀도 이날 도착했다. 일본은 앞서 미 항공모함에 자위대 헬리콥터의 재급유 작전과 재난지역으로의 자위대원 수송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11일 새벽 4시께 일본 강진과 대형 쓰나미 발생 상황을 보고 받고,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 "가슴이 찢어진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인 12일 오후1시께부터 4시간여동안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즐겨 구설수에 올랐다. abc방송은 "전 세계의 걱정에도 불구,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의 따뜻한 날씨를 지나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중국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일본에 원조를 제공하라"고 지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은 비상근무에 돌입해 자국민 안전을 점검하고 있으며 12일 새벽 구조요원, 의료진 등으로 구성된 구조대 15명을 일본에 급파했다. 중국 홍십자회도 100만 위안(15만 달러)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고 중일우호협회 등 친선 단체 2곳도 10만 위안을 기부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간 총리에 메시지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도 의료진과 수색견을 파견하는 한편 구호기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영국은 12일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59명으로 구성된 인명수색구조팀을 수색견 2마리 및 의료지원팀과 함께 파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는 일본의 아키히토(明仁) 국왕에게 "영국은 끔찍한 재난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일본에 항공기 등 각종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지시로 항공병원을 비롯한 비행기 6대와 200명의 구조대원, 심리학자, 의료진을 대기시킨 채 일본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구조대와 함께 일본어에 능숙한 20명의 외교관을 일본에 파견했다. 멕시코도 20명의 전문 구호팀과 3명의 빌딩 구조 전문가, 수색견 10마리를 일본으로 보낸 데 이어 12일 2차 구호팀도 보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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