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에이스가 돌아왔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자 '부산 갈매기'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롯데 손민한(36)이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며 올시즌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손민한은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좌완 장원준에 이어 5회에 등판, 무실점 호투했다.
손민한은 첫 타자 박진만을 2루수 땅볼로 잡은 데 이어 김연훈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손민한은 조동화에게 투수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최동수를 3루수 땅볼로 간단히 처리하며 1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최고구속 142㎞. 총 14개의 공 가운데 직구 10개, 슬라이더 2개, 체인지업 1개를 던지며 구위를 점검했다.
손민한은 "빠른 볼 위주의 직구를 주로 던지려고 했다. 피칭에 대해 만족하고 느낌도 좋다"며 "어깨 통증은 없다. 통증이 없으면 제구는 걱정 안 한다"며 오랜만에 등판한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송승준-장원준-사도스키-코리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 체제가 안정적이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진 손민한의 귀환을 누구보다 바랐던 양승호 감독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손민한의 등을 두들겼다.
1년 6개월 여의 지루한 부상과 재활의 연속. "선수는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손민한은 그 동안 힘들고 외로웠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손민한은 2009년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6승5패(평균자책점 5.19)에 그쳤다. 그 해 10월 미국 LA 다저스 구단 지정병원 조브 클리닉에서 감바델라 박사의 집도로 오른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재활에만 몰두,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1월 사이판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손민한은 김해 상동구장에서 2군 선수들과 담금질해왔다. 지난 7일 고려대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최고구속 141㎞를 찍으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양 감독은 손민한을 1군에 합류시키며 "내 눈으로 (손민한의) 구위를 직접 보고 싶다"며 이날 등판시켰다.
합격점을 받은 손민한이 부상을 완벽히 털고 투수진에 힘을 보탠다면 "80승을 거둬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싶다"는 양 감독의 목표는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12안타를 몰아친 롯데가 SK를 10-1로 이겼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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