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후 "안 되는 걸 도전한다는 게 매우 슬펐다"고 했다. 그래도 그는 "사람들이 은퇴라는 단어를 거론해도 신경 안 쓴다. 여전히 난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운의 스타' 이규혁(33∙서울시청) 이 건재를 과시하며 시즌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규혁은 13일(한국시간) 독일 인젤에서 벌어진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69초10으로 정상에 올랐다.
20년 가까이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규혁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규혁은 이강석(26·의정부시청)에 이어 한국인 사상 두 번째 종목별 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규혁은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지만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1978년생이지만 이규혁의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78의 기록으로 선두 얀 스미켄스(네덜란드·34초77)에 0.01초 뒤진 2위에 오른 이규혁은 2차 레이스에서 더 속도를 끌어올려 역전에 성공했다. 2차 레이스를 무려 34초32만에 주파한 이규혁은 이어 달린 스미켄스가 34초76에 그치면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규혁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려는 듯 모태범이 지난해 밴쿠버 올림픽 우승 당시 착용했던 알록달록한 모자를 쓴 채 트랙을 한 바퀴 돌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편 이상화(22ㆍ서울시청)도 동계아시안게임의 부진을 씻고 은메달을 따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는 앞서 열린 여자 500m에서 1, 2차 합계 76초170을 기록, 제니 울프(독일ㆍ75.930)에 0.24초 뒤진 2위를 차지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울프는 2008년부터 대회 4연패.
김종석 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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