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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여론, 우리 편으로…" 불붙은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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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여론, 우리 편으로…" 불붙은 외교전

입력
2011.03.1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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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공 여론전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반정부 세력 간 외교전이 불붙고 있다. 미국, 프랑스 등 국제사회와 외교 접촉을 강화하는 반정부 세력에 맞서 카다피도 현상금과 외교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외곽 때리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다.

반정부 측 특사 2명은 10일(현지시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접견해 반카다피 세력을 아우르는 조직인 국가위원회의 합법성을 확인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국가위원회를 리비아 국민의 유일한 '합법적 대표'로 인정하며 벵가지에도 대사를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정부는 즉각 프랑스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들은 앞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 대표와 스위스 대통령도 만났다. 또 무스타파 압델 잘릴(전 법무장관) 국가위원회 대표가 미국 측 고위 인사와 간접 접촉을 시작하는 등 카다피를 옥죄기 위한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돌입했다.

카다피 측의 맞불 공세도 거세다. 우선 국가위원회를 흔들기 시작했다. 리비아 범죄조사부는 9일 잘릴 대표 체포에 현상금을 내걸었다. 카다피 측은 잘릴 대표를 "간첩"으로 부르며 그를 잡아오는 사람에겐 50만 리비아 디나르(한화 약 4억5,000만원),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겐 20만 디나르(약 1억8,000만원)를 주겠다고 리비아 국영TV를 통해 발표했다. 잘릴 대표는 카다피의 시위대 유혈진압에 반발하며 장관직을 사임한 인물이어서 국가위원회의 내부 분열을 꾀하는 공작 성격이 강하다.

카다피 측은 또 이날 이집트 벨기에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 특사단을 급파했다. AP통신은 "비슷한 면담 요청이 다른 유럽국가에도 동시에 접수됐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현지 언론은 카다피 측 특사가 루이스 아마도 외무장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권력 이양을 위한 협성 절차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EU 외교장관 회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10일), EU 정상회의(11일), 아랍연맹 외교장관회의(12일) 등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선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문제와 카다피 추가 제재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사전에 카다피 측이 외교력을 총동원, 여론의 물줄기를 돌려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NATO 사무총장은 10일 회의에서 ▦나토 개입에 대한 분명한 요구 ▦명료한 법적 토대 ▦아랍 지역의 확고한 지지를 군사적 개입 요건으로 제시했다. 결국 양측의 고공 여론전 성패는 EU, NATO, 아랍연맹 회의 결과가 공개되는 이번 주말이면 드러날 전망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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