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회장 사실상 재계를 대표해 이 제도를 비판한 것으로 보여 이익공유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1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총회에 참석하면서 "이익공유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어렸을 때부터 기업가 집안에서 자랐고, 학교에서 경제학 공부를 계속해왔는데 그런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못했고, 이해도 안 가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부정적이라는 말이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부정적이다, 긍정적이다를 떠나서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는 얘기다"라며 "경제학 책에서도 그런 말은 배우지 못했고 누가 만들어 낸 말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를 전혀 모르겠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익공유제에 대해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 반하는 옳지 않은 제도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협력업체와 공유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익공유제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도입을 제안했다가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정ㆍ관계 인사들로부터 "비현실적이다""위헌 소지가 있다"는 등의 비판을 받은 제도다. 이 회장이 사실상 재계를 대표해 이익공유제 비판에 동참함에 따라 정 위원장은 한층 수세에 몰리게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또,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자"참 어려운 질문"이라며"과거 10년에 비해서는 상당한 성장을 했다고 본다. 낙제 점수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흡족하다는 말이냐"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흡족하다기 보다는 낙제는 아닌 것 같다"고 부연 설명했다."오일쇼크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는 "걱정이다"라고 답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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