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아주머니들의 임금이 50만원이나 올랐습니다. 미화원들을 대표해 감사 드립니다." 이달 8일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이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성남 분당도서관의 미화반장 최범규(61)씨가 함께 일하는 미화원 7명의 뜻을 모아 감사 편지를 띄운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서울지역 일부 대학 내 환경 미화원들이 저임금에 반발해 파업에 돌입한 날이었다.
이곳 미화원들의 월급이 오른 것은 성남시가 최근 청소용역 업체를 교체하면서 비롯됐다. 시는 관내 공공도서관 5곳 중 3곳의 청소용역을 2월부터 일반 용역회사가 아닌, 장애인 복지단체(한국신체장애인복지회)에 맡겼다. 계약 당시 시는 미화원 임금 기준(건물위생관리청소용역도급비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도록 했다. 이 기준에 따라 청소 예산의 약 40%가 용역 업체로 흘러 들어가던 게 개선되면서 미화원들의 급여가 월 50만원에서 많게는 90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최씨는 이메일에서 "급여가 깎여도 누구 하나 이직하지 못한 채 근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약한 자의 슬픔을 갖고 살아가는 미화원의 의욕을 북돋워줘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최소한 급여가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성남시 분당도서관의 경우 청소 아주머니들의 임금이 월 140만원 선에서 195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남시는 생활폐기물 수집ㆍ운반과 가로청소 분야 청소대행 용역 업체를 시민주주기업으로 선정했다.
시민주주기업은 주주 구성원이 20명 이상이면서 성남시에 1년 이상 거주한 시민의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며, 매년 기업이윤의 3분의 2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주주기업이 시 용역에 참여하면서 기존 업체들(15곳)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일하는 사회 약자들의 삶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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