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웃는 종목이 있으니, 바로 종합상사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종합상사들이 2000년대 이후 해외 유전개발 및 석탄ㆍ광물 탐사를 통해 확보한 자산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종합상사의 주가는 최근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대우인터내셔널(3만5,250원)은 3월 이후 4.4%, LG상사(3만9,400원)는 7.8%, GS글로벌(1만7,550원)은 10.03% 수익률을 내고 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3.2% 상승에 그쳤다.
종합상사 주가, 앞으로 더 오른다.
그렇다면 종합상사의 약진은 얼마나 더 이어질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오일쇼크 수준은 아니어도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라 관련 종목 주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LG상사(오만 웨스트부카 유전ㆍ인도네시아 석탄광산) 사례에서 보듯이 해외 자산에서 쏠쏠한 수익이 들어오기 시작한 만큼 기업가치도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투자증권 여영상 연구원은 "우리나라 종합상사에 앞서 90년대에 이미 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든 일본 종합상사는 주가 흐름이 원자재 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며 "최근의 고유가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종합상사 주가도 더 올라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우호적인 국제시장 상황과 함께 일부 종합상사의 경우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것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한다. 요컨대 포스코그룹에 넘어간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모그룹의 후원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해외기지 많은 기업에 주목하라.
한편 전문가들은 종합상사 가운데서도 해외 자원개발 기지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과 LG상사의 추가 상승여력이 가장 크다는 입장이다. LG상사는 규모는 작아도 가장 많은 광구, 광산을 확보하고 이미 생산에 들어간 유전도 있어 고유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 대우인터내셔널은 모그룹 포스코와의 시너지 효과 가능성 때문이다.
LG상사의 경우 자원개발 분야에서 지난해 1,280억원 이익을 내는 등 다른 회사들과 달리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HMC투자증권 박종렬 수석연구위원은 "오만 웨스트부카 등 기존 광구의 수익이 늘고 올해 카자흐스탄 광구 등에서도 생산에 들어가면 자원개발에서 20% 이상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회사들과 비교해 무역 부문의 성장성이 처지기 때문에,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한국투자증권 여 연구원은 "포스코그룹 수출확대전략에 대우인터내셔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5만5,000원을 목표 주가로 제시했다. 그는 또 "포스코 인수에 따른 추가 매출이 올해 8,000억원, 내년 1조6,000여억원, 2013년 약 3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약 2조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얀마 가스전의 생산이 2013년 개시되기 때문에, 해외 자원개발로 인한 실적 개선이 가시화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밖에 현대상사도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선책으로 꼽히지만, 지난해부터 35% 이상 주가가 올라 추가 상승의 여지가 많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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