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NH농협 2010~11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가 '기적의 레이스'를 펼치며 7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터 최태웅(현대캐피탈)의 이적과 '살림꾼' 석진욱의 부상으로 4강 진입도 어려워 보여졌지만 전통의 명가답게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화재가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이후 우승 4차례, 준우승 2차례를 차지한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용병을 영입할 때마다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매 시즌 좋은 성적을 내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린 삼성화재는 쓸만한 재목을 발견하지 못해 세대교체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점을 잘 알고 있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구단은 국내 선수 수급의 한계를 해외에서 해결했다.
구단은 용병 선수에 대한 권한을 신 감독에 일임했고, 비시즌이 되면 코칭 스태프와 프런트가 모든 레이더망을 가동해 우수한 외국인 선수의 정보를 수집했다. 삼성화재는 용병 영입을 위해 미국과 유럽, 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케냐 선수와도 접촉을 했고, 신 감독은 2009년 가빈을 데려오기 위해 신종 플루의 발원지인 멕시코까지 건너가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그 덕분에 '용병 농사'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 2005~06시즌부터 이탈리아와 브라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던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무대를 밟았지만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2005~06시즌 영입한 미국 국가대표 출신인 프리디를 제외하곤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특급 용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레안드로(브라질)와 안젤코(크로아티아), 가빈(캐나다) 등은 공격 전 부문을 석권하면서 국내 프로배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방인엽 삼성화재 사무국장은 9일 "우리팀은 용병을 뽑을 때 실력과 함께 인성을 살펴본다. 이 점을 고려하는 이유는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안젤코나 가빈이 처음부터 출중한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었지만 훈련을 즐기는 성실함이 있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