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첼시'로 불리는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의 돌풍이 유럽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샤흐타르는 9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1ㆍ2차 합계 스코어 6-2로 앞선 샤흐타르는 1936년 팀 창단 이후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역사를 썼다. 이날 승리로 샤흐타르는 2008년 10월부터 이어져오던 홈 무패행진을 '60경기'로 늘렸다.
샤흐타르는 홈인 돈바스 아레나에서는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 안방불패 행진을 이어온 60경기 동안 53승7무의 성적표를 받았다. 더욱이 2010년 4월10일부터 홈 19연승의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리그뿐 아니라 유로파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그별 최다 홈 무패행진 기록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보유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1957년 2월부터 1965년 3월까지 121경기라는 경이적인 '안방불패 신화'를 썼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과 FC 낭트(프랑스)가 각 93경기, 92경기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러시아의 부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한 뒤 세계적인 클럽으로 도약한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최다인 86경기 연속 홈 무패를 기록한 바 있다.
샤흐타르는 첼시와 닮은 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첼시를 '로만제국'이라고 표현한다면 샤흐타르는 '리나트제국'으로 볼 수 있다. 샤흐타르는 96년 우크라이나의 최대 부호인 리나트 아크메토프가 인수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도 '변방'에 불과했다. 소비에트리그(우크라이나 독립 이전) 2회 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96년 이후 샤흐타르는 리그 우승 5회, 준우승 9회를 기록하며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샤흐타르 신드롬'까지 일었다. 샤흐타르는 디나모 키예프 이후 우크라이나 팀 두 번째로 유럽클럽대항전인 유로파리그 정상에 우뚝 섰다. 2000년대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클럽 최초의 '유럽정복'이라 동유럽 전체가 들썩거렸다.
중원부터 수비를 강하게 구사하는 전술을 내세우는 루마니아 출신의 미르체아 루체스쿠 감독은 최근 홈 19연승 동안 단 4골만 허용하는 빼어난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 K리그와 달리 홈 경기 이점이 뚜렷이 나타난다. 스페인 오사수나의 경우에도 올 시즌 15위(승점 29)로 강등권 위기에 놓였지만 홈에서는 6승6무1패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샤흐타르도 이 같은 홈 이점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클럽으로 볼 수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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