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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카를로스 산타나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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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카를로스 산타나 내한 공연

입력
2011.03.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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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 8시 산타나의 콘서트가 열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약 5,000명의 관중이 빚어내는 함성은 카를로스 산타나와의 15년 간의 공백을 단숨에 메웠다. 1996년 5월 처음 한국을 찾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라틴록을 선보였던 산타나는 이날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가족입니다"라며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기뻐했다.

이날 산타나는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듯 옛 모습 그대로 챙 달린 검정 모자에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나타나 더욱 섬세해진 기타 실력을 선보였다. 콘서트 전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주할 것(We play Yesterday, Today and Tomorrow)"이라던 그의 말처럼, 산타나는 시간을 초월한 듯 그의 기타 줄 위에서 젊고 순수하게 춤췄다.

이날 공연에서는 산타나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앨범 '수퍼내추럴'(1999)과 지난해 9월에 발매된 앨범 '기타 헤븐' 의 '스무스' '선샤인 오브 유어 러브'등의 명곡들이 그의 강렬한 기타 리프를 타고 흘러 나왔다. 산타나의 '마리아 마리아'가 흘러나오자 40,50대 관객이 절반을 차지한 객석에선 함성이 폭발했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몸을 맡겼다. 점멸하는 붉은 조명 아래 모자에 얼굴이 반쯤 가려진 채 눈을 감고 음률을 음미하는 산타나의 모습에서, 관중들은 자신들의 뜨거웠던 청춘을 건져 올렸다.

이날 무대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그룹 산타나의 명품 세션이었다. 록그룹 미스터 빅의 빌리 시언과 함께 재즈록 그룹 니아신을 이끌기도 했던 데니스 챔버(드럼)는 산타나의 빠르고 강렬한 기타 리프에 맞춰 엄청난 스피드와 감각적 드러밍으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산타나의 부인이자 세계 최고의 여성 드러머로 알려진 신디 블랙맨은 '코라손 에스피나도'에서 무대에 혼자 남아 약 5분이 넘도록 강력한 드러밍 독주를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공연장에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할 예정인 록그룹 아이언 메이든의 기타리스트 야닉 거스와 드러머 닉코 맥브래인도 방문해 산타나의 공연을 즐겼다. 세시봉 멤버인 윤형주와 김세환, 송창식, 그리고 기타리스트 함춘호 등 국내 뮤지션들도 산타나의 명품 기타 연주를 감상했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 거의 끝날 무렵, 허공을 휘젓던 산타나의 기타음이 만들어낸 여운만큼이나 그의 음악을 아쉬워하는 관중들에게 산타나는 '소울 새크러파이스(Soul sacrifice)'를 선보였다. 1969년 미국 우드스탁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산타나의 이름을 알린 곡이다. 40년이란 시간의 간극이 무색하게 공연장을 흔들어놓은 산타나. 지금껏 음악을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으면 "언제나 과거가 아닌 현재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는 그는 이날 공연에서 '현재'의 그가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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