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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젊음이라는 최고의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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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젊음이라는 최고의 자산

입력
2011.03.0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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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백(月白)이 연구실에 다녀갔다. 여전히 경쾌하고 여전히 활기찼다. 월백은 이번 학기에 휴학을 하고 낯선 이웃 도시에서 세일즈를 하고 있다. 월백은 그 친구에게 내가 선물한 호다. 조선시대 내음이 나서 싫어할 줄 알았는데 카페에 올리는 작품에도 이름 대신 월백이라 쓰고 있다. 월백은 대학을 다니며 자신의 사업을 하던 스물네 살의 젊은 사업가였다. 그렇다고 거창한 사업은 아니었다. 큰 꿈을 가기고 시작한 작은 사업이었다. 사업을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 하라는 부모의 권유를 듣지 않고 시작한 도전이었다. 하늘이 돕지 않았다. 사업체에 도둑이 들어 하루아침에 파산을 했다. 파산을 하면서 부모로부터도 쫓겨났다. 부모는 스스로 자립할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고, 월백은 짐을 챙겨 자신의 주 종목 사업의 밑바닥에서 다시 뛰었다. 가족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의 삶이 힘들었을 것인데 월백은 긍정적이었다. 월백은 카페에 ‘재회’란 제목의 시를 올려 동고동락하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세상이라는 주제의 무대가 막이 내리지 않는다면/너와 나의 조명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다/이제 겨우 막/너를 위한 나의 무대는 막이 올랐다.’ 그 시의 끝부분이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웃는다.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웃는다. 안심이 되었다. 월백에게는 ‘젊음’이란 최고의 자산이 빛나고 있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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