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부딪치는 독일 오페라 관계자들한테는 빨리 한국말을 배워 두라고 일러 주곤 한다. 20년 안으로 독일 오페라는 한국이 지배한다고.”
8일 오페라 ‘파우스트’ 기자간담회가 펼쳐진 프레스센터 회견장에서 타이틀 롤인 테너 김우경(35)씨가 유쾌하게 장담했다. 김씨의 맞수 메피스토펠레 역으로 무대에 서는 베이스 래미(69) 등 출연 배우들도 간담회장에서 이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김씨는 “1년 중 250일 이상은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독일을 소개하면서 “유럽 성악가들에게 오페라 공연은 곧 생활”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유럽 무대에 데뷔, 독일 드레스덴잼퍼오페라단,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의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특히 김씨는 “입시 준비할 때 CD나 DVD를 통해 알게 된 래미와 한 무대에 선다니 꿈만 같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함께 자리한 래미는 “40년 노래 인생 중 3분의 2가 악마역이고, 그 중 3분의 2가 메피스토펠레 역이었다”며 “구노의 ‘파우스트’는 치명적이리 만치 매력적이니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예술감독은 “천부적 자질 외에도 캐릭터에 맞추려 노력하는 김씨의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진짜 ‘파우스트’를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씨는 “한양대 재학 중 오페라워크숍 강의로 알게 된 은사”로 이씨를 소개하면서 “‘파우스트’와 내가 잘 맞는다는 그의 말은 더할 나위 없는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오페라단답게 국립오페라단이 단독 건물과 독자적 지원 시스템을 구비하길 바란다”고 했다. 16~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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