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영국이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조치를 가시화하기 시작, 이번주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리비아 벵가지의 반카다피 시민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타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주재 외교관은 7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에 “프랑스와 영국 양국이 문서작업을 진행중이며 곧 유엔 안보리에 상정될 것”이라며 “현재 긴급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시민 학살을 좌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미국 정부가 직접적 개입을 피하기 위해 사우디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시위에 시달리고 있는 사우디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싫어하면서도 이 요청에 아직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우디는 1980년대 미국 요청에 따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던 미국의 동맹국. 사우디가 마음만 먹으면 시민군이 필요로 하는 대전차 로켓과 박격포, 지대공 미사일을 48시간 내에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가 이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미 정부는 사우디가 민주화 시위를 폭력 진압하더라도 비난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리비아 인근 국제공역에 전파교란 항공기를 띄우는 것, 시민군에 무기를 공중투하 하는 것, 특수작전팀을 투입하는 것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군사작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내전은 교착상태에 접어들었다.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한 카다피 친위부대는 라스 라누프에 폭격을 퍼부으며 시민군의 서진(西進)을 막고 있다. 카다피군은 라스 라누프 외곽을 전투기로 수차례 폭격하고, 군용 차량과 트럭 등을 앞세워 진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카다피군은 여러 도시에서 교전을 벌여 빈 자와드를 시민군 장악 하루만에 탈환했고 미스라타에서는 시민군에 패퇴했다. 미스라타에서는 이날 42명이 사망했다고 CNN은 현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다양하게 개입을 모색하고 있다. 압델리라 알 카티브 요르단 전 외무장관을 리비아 특사로 임명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장관에게 유엔 ‘인도적 차원 실사팀’의 트리폴리 방문을 허용토록 촉구했으며 리비아 측은 이를 수용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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