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달아오른 부산 지역의 부동산 열기가 올해도 뜨겁다. 지난해 청약 열기가 중소형에 국한됐다면, 올 들어서는 중대형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본격적인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부활 신호탄이 아니냐는 기대감마저 낳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부산 북구 화명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2차' 아파트(1,397가구)는 평균 11.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감했다. 당초 분양 물량의 95%인 1,338가구가 중대형 물량이어서 시장의 우려가 컸는데, 높은 인기 속에 소화된 것.
앞서 대우건설이 지난달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서 분양한 '당리 푸르지오 2차' 중대형(전용 102~140㎡) 167가구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92대1로 모두 마감됐다. 대우건설은 이달 25일 사하구 다대동에서 선보일 전용 104~121㎡의 중대형 단지 '다대 푸르지오 2차' 374가구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부산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3년간 중대형 물량의 공급이 없었고,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가격으로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에 올해도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 과거처럼 미분양의 덫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이외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 현상은 과거 청약 열기에 편승해 '묻지마 분양'물량을 쏟아낸 후유증이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부산 중대형 물량의 100% 분양 마감은 중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당장 올해 부산에서 분양이 예정된 1만5,000가구가 제대로 소화되지 못할 경우 도리어 업계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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