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주영(40) 주부는 얼마 전 이사를 앞두고 새로 구입할 가전들을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제품에 붙은 라벨의 연간 에너지비용을 따져보니 1등급 제품과 5등급 제품의 전기요금이 많게는 1년에 3만원까지 차이가 났던 것. 누진세까지 적용되면 그 차이는 더 커졌다. 그는 "모델에 따라 들어가는 운영 비용이 생각했던 것 보다 차이가 많이 났다"며 "비용 부담 때문에 소비전력이 적은 모델로 우선 순위를 정해 제품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기료를 아끼려는 알뜰 '일렉테크'(Electech)족이 늘고 있다.
불황에 고유가까지 겹치면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전력 소비를 줄여보자는 것. 이에 맞춰 관련 업계에서도 저전력 제품들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LG전자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한 국내 최대 용량(405리터)의 제품 등을 포함한 2011년형 디오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신제품 21종을 내놓았다. 냉기 보강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리니어 컴프레서가 내장된 이 신제품군은 직선운동만으로 냉매를 압축해 배출,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유지한다. 아울러 문 열림을 자동으로 감지, 냉기 공급을 조절해주는 쿨링 센서와 6분마다 냉기를 순환시켜주는 쿨링 케어 기능도 포함, 내부 온도 편차도 최소화하면서 전력 소비를 줄였다.
국내에 출시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가운데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은 상품은 LG전자 제품이 유일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종전 제품 대비 전기료를 87%까지 내린 스마트 에어컨을 선보였다. 이 제품에는 일반 에어컨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빠른 냉방을 자랑하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여주는 스마트 인버터가 내장됐다. 0.1도의 미세한 온도 조절도 가능해 섬세한 실내 환경도 조성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등급도 1등급을 획득했다. 제품 전면부의 위치한 디스플레이에선 현재 사용 중인 전기 사용량과 더불어 1회 사용한 전기료를 자동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기존 제품에 비해 실내기는 33%, 실외기는 43%까지 슬림해진 크기로 공간 활용도 또한 높였다.
대기 전력이 적지 않은 밥솥도 전력 소비량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리홈이 쿠첸 브랜드로 출시한 '명품철정'(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은 전원을 켜고 3분이 지나면 시계 등 기본정보를 제외한 디스플레이의 화면 불이 꺼진다. 아울러 전원코드를 뽑지 않고도 최소 저전력으로 보온 온도를 조정해주는 예약보온 기능을 채용, 기존 제품 대비 소비 전력량을 40%까지 낮췄다.
잦은 식사 횟수만큼 사용량이 많은 식기세척기도 전력 소비량이 만만치 않다.
동양매직의 듀얼타입 식기세척기는 1회 사용 시 내놓은 전기사용량은 시간당 0.55㎾(국내 출시된 6인용 세척기 중 최저)로 에너지 소비 효율이 장점인 제품. 1회 물 사용량(8.6리터)역시 손 설거지와 비교해 86% 가량 적게 사용된다. 이 제품은 식기세척기 하나로 식기건조기능까지 갖춰, 건조만을 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계부처까지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가전 제품 소비전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절전 기능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시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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