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국 PD들이 8일 ‘PD수첩’에서 방송할 예정이던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무릎 기도 관련 내용이 취소된 데 항의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시사교양국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회의를 갖고 연가투쟁 등을 결의했다. 회의에 참여한 한 PD는 “조직개편 및 인사 문제에 대한 항의로 국장실에서 벌여 온 피케팅을 이날부터 로비로 확대했고 10일부터는 연가투쟁도 시작하겠다”며 “최악의 경우 제작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달 부임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5일 담당 부장을 통해 “의도된 행위가 아닌 일과성 해프닝인데 아이템으로 적절치 않다”며 이 대통령 조찬기도회 논란을 취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취재 중이던 PD는 재고를 요청했으나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시사교양국 PD들은 7일 “이 대통령이나 기독교 문제가 포함된 그 어떤 아이템도 다루지 말라는 포고령”이라며 집단행동을 결의한 것이다.
윤 국장은 앞서 2일 소망교회 사태를 취재하던 ‘PD수첩’ 최승호 PD를 비제작부서로 발령하는 등 제작진 11명 중 6명을 교체해 ‘PD수첩’ 죽이기에 나섰다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대 등 시민 단체들은 “노골적 ‘PD수첩’ 무력화”라며 “연임에 성공한 김재철 사장이 작정한 듯 MBC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사교양국 PD들은 시사교양국을 편성제작본부로 이관하고, 연임된 김 사장의 측근을 핵심 보직에 배치한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어 왔다.
MBC 내부에서는 ‘PD수첩’ 다음 타깃은 ‘손석희의 시선집중’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같은 대표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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