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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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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입력
2011.03.0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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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라도 토론식 수업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시험 범위이다, 공부하고 와서 시험 보자 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 긴 시간을 혼자 공부하고, 답안지 채우는 훈련을 받는데 소비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 토론하는 법, 혼자서 문제 해결하는 방법, 이런 것을 더 많이 배우지 못한 게 아쉬워요.”

협동학습의 긍정적 효과

많은 대학생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다국적 기업에 입사한 후배가 내게 해준 이야기이다. 교육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수업 방법을 고안해왔다. 협동학습은 토론과 문제 해결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수업방식이다. 학생들은 소집단으로 조를 이루어 토론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협동학습은 학생들의 사고력, 문제 해결력, 수업에 대한 흥미, 친구들과의 관계, 학교생활 만족도 등을 향상시킨다.

필자가 우리 대학의 학부생 402명을 대상으로 1 학기 동안 협동학습 수업과 강의식 수업의 교육적 성과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협동학습 수업의 학생들의‘의사소통 불안’수준이 현저히 낮아지는 효과를 나타냈다. 하버드 대교육개발센터에서 제작한 동영상 자료에서도, 하버드 대학원생이 협동학습에 대하여 극찬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버드에 처음 입학했을 때,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대형 강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썰물처럼 흩어져 사라져 버리고 정말 외로웠어요. 그러다가 협동학습 방식으로 수업을 하시는 물리학과 에릭 마주르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이 정말 흥미로워졌어요.”

이와 같이 다양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협동학습이지만, 실제로 수업에 적용할 때에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 중에서도 설득력이 높은 반대는 “공부 잘하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 공부만 가르쳐주느라고 정작 자신의 공부는 제대로 못하면 어쩌나” 하는 학부모들의 우려이다. 내가 미국 교육학회에서 협동학습 연구의 대가인 미네소타 대학의 존슨 형제를 만났을 때에도, 이들은 미국의 중고등학교 수업에서 협동학습을 활용하는 비율이 전체 수업의 20~30%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이유는 그 같은 학부모들의 우려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걱정은 부모로서 당연하다. 그러나 협동학습이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린 웹 교수 등의 연구에서도 나타나듯이,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내용을 설명할 기회를 많이 갖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게 되면 사고력이 발달하고, 성적도 향상하며,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갖게 된다. 협동학습에서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을 맡는 학생들이 얻는 점이 많은 것이다.

새로운 세대가 지혜 되기를

아쉽게도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의 15세 아동을 대상으로 3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조사에 의하여 작성되는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협동학습에 대한 선호도’는 최하위권이다. 협동학습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기피하는지는 단순한 국제비교 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경쟁하는 자, 스스로 패배자가 되거나 패배자에 둘러싸이겠지만, 협력하는 자, 친구들로 둘러싸일지니”

앞으로 새로운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협동학습을 선호하길 기대한다. 새로운 세대는 자신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자신이 훨씬 발전할 수 있다는 지혜를 깨달아, 남들과 나누면서 자신도 더욱 발전하는 세대, 패배자보다는 친구들로 둘러싸인 행복한 사람들이기를 바란다.

김은주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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