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커피 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커피 1잔 가격은 4,000원 안팎. 하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원두의 원가는 123원에 불과했다. 커피 전문점에서 원두 가격의 30배에 달하는 돈을 주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지난해 성인 1명당 312잔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값으로 나가는 돈만 연 100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외국계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국산 원두의 수입원가는 10g(한 잔 분량)당 123원, 관세(8%)를 붙여도 133원에 불과했다. 현재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커피 1잔 가격은 크기에 따라 3,100~4,600원. 아메리카노 커피의 경우 원두, 물 외에 별다른 재료가 없다는 걸 감안하면 재료비는 판매가의 5%에도 채 못 미치는 셈이다.
물론 ‘원두 수입가격 = 커피 원가’는 아니다. 매장임대료, 직원인건비, 물류비, 그리고 해외본사에 주는 로열티까지 각종 부대비용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런 부대비용까지 모두 따지면 실제 마진은 커피 1잔 당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래도 커피업계의 주장을 곧이 곧 대로 믿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정확한 비용 구조를 들여다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커피 전문점의 부대비용이 다른 음식점 등에 비해 과도하게 높을 이유는 없다”며 “판매가와 원가의 격차가 너무 현격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격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피 소비는 급증하는 추세다. 작년 1년간 11만7,000톤, 4억2,000만달러의 커피가 수입됐다. 성인 1명 당 연간 312잔, 즉 거의 하루에 1잔 꼴로 커피를 마신 셈인데 3,000원만 쳐도 연간 커피값은 90만원이 넘는다. 3년 전인 2007년(1인당 248잔)보다 26%나 늘어났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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