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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질주 수입차… AS는 불만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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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질주 수입차… AS는 불만 질주

입력
2011.03.0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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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000만원대의 독일 수입차를 구매했던 K씨. 최근 앞 범퍼와 차량 앞면이 찌그러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수리비가 700만원이나 나왔다. 기간도 15일이나 걸렸다. 국산 같으면 150만원 내외에 2~3일이면 될 수리였다. 그는 “구입 시 국산 차와 가격차이가 500여만원 가량 날 뿐이라는 수입차 영업사원의 말만 믿은 것이 잘못”이라며 “수입차 업체들이 팔 생각만 하고, 부품확보와 정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차량 정비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서비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차량 정비 시설 투자에 인색해 고객의 유지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입 당시 차의 가격, 성능뿐 아니라 해당 수입차 업체의 정비 시설도 꼼꼼히 따져 향후 유지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본보가 수입차 업체의 정비소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16개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정비소는 (판매점)직영 182개와 협력업체를 포함해 전국에 277개에 불과했다. 한 업체당 전국에 평균 17개 밖에 없는 것.

내용은 더 부실하다. 판금과 도장이 가능한 정비소는 72개 밖에 없다. 아예 판금 도장이가능한 직영 정비업체가 없는 업체도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의 정비소는 현대차가 1,433개, 기아차가 826개, 한국지엠이 510개, 르노삼성차가 453개, 쌍용차가 321개에 달한다.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를 직접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고인 9만562대에 달했고, 올해 10만대 벽 돌파가 확실시 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적은 숫자다. 사후 서비스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당 피해구제건수가 국산차는 7.9건, 수입차는 26.2건으로 수입차에 대한 불만이 국산차에 비해 세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리적으로 먼 유럽 업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일본 업체에 대한 불만은 적었다. 업체별로는 살펴보면 아우디(56.0건), 포드와 재규어(40.0건), 폴크스바겐(36.0건) 순으로 높았고 혼다(2.9건), 도요타(5.7건)이 가장 낮았다.

오래 걸리는 수리 기간과 비싼 부품가격도 문제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부품 창고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소비자 요구 시 본사에서 직수입하는 관행 탓이다. 부품 창고가 있더라도 엔진, 변속기 등과 같이 주요 부품보다는 소모성 부품만 갖춘 곳도 많다. 따라서 중정비를 한번 받으려면 수리 비용도 높아지고 기간도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또 수입차 업체들이 본사, 한국지사, 딜러를 거치면서 생산지 가격보다 50~100%가량 부품가를 높게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추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높은 부품가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는 특성상 소모부품과 주요 부품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품 창고 건설, 재고 부담 등 때문에 정비를 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않는 업체가 많다”며 “정비 시설 부실은 안전과 유지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여서 투자에 인색한 업체는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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