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1통이 지난 주말 잔잔한 파문을 낳았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합동 임관식을 치른 신임 육∙해∙공군의 장교 5,309명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격려하자 주말 내내 신임 장교들의 답신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미리 준비했던 7일 이 대통령의 라디오∙인터넷 연설문을 보류하고, 대신 조국을 지키겠다는 이들 초임 장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연설에 담기로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임관식에 참석하고 청와대로 돌아온 직후 신임 장교들에게 "대통령입니다. 다시 한번 임관을 축하하고 건강하게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6일 오후까지 700여건의 문자메시지와 100여통의 전화가 답지했다. 상당수 전화는 이 대통령이 직접 받았다고 한다.
한 장교는 이 대통령이 "여보세요"라고 말하자 바로 끊었고, 어떤 장교는 목소리를 알아듣자마자 "충성"이라고 외쳤다. "장난 전화인줄 알았다" "사기가 충천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한 장교에게 "여러분의 늠름하고 밝은 모습이 생각나 메시지를 보냈다"며 "동기들에게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다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5일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중앙부처 주무과장 250여명을 상대로 가진 특강에서 "꼼수는 그 순간은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수로 가야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단이 옳으면 공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해줘야 사회가 발전한다"며 "당시에는 오해와 충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타협하고 후퇴하면 발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동남권 신공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등 대형 국책사업을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이들에게 직접 주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강 후 이 대통령은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구출되는 과정에서 다쳐 수원 아주대병원에 입원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살아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고, 석 선장은 "저를 살려주셔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아덴만 여명 작전을 지시한 뒤 선장이 다쳐 얼마나 부담이 컸는지 모른다"고 하자 석 선장은 "나는 선장이다. 선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말 훌륭하다"며 "해군 함대 사령관을 해야 될 사람"이라고 치하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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