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에 새 둥지를 튼 이승엽(35)이 시범경기 4경기 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화끈한 이적 신고식을 했다. 이승엽은 6일 나고야돔에서 계속된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선제 솔로포와 2타점 2루타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난 이승엽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에서 거침없이 돌아갔다. 0-0으로 맞선 4회 상대 선발 맥시모 넬슨을 두들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짜리 홈런을 때린 것. 오릭스 유니폼을 입은 후 홈런은 지난달 22일 '친정'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스리런포를 쏘아 올린 데 이어 2번째.
이날 전까지 10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이지만 시범경기 2번째 안타를 첫 대포로 장식했다. 특히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가운데에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걷어 올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타격감을 끌어 올린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5회 1사 2ㆍ3루에서는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싹쓸이 2루타를 뿜어 균형을 완전히 기울게 했다. '원맨쇼'를 끝낸 이승엽은 7회 대타 이토로 교체됐다.
이승엽의 장타 두 방은 각각 결승홈런과 쐐기 2루타가 될 수 있었지만 오릭스가 6-3으로 앞선 8회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살짝 빛이 바랬다. 이승엽의 4번 경쟁자인 T-오카다가 9회 결승 솔로포를 때려 오릭스는 7-6으로 승리했다.
이승엽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이었던 지난달 26일과 27일 한신전에서 삼진 2개에 6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쳤고, 5일 주니치전에선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이날 홈런과 2루타로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9푼1리에서 2할3푼1리(13타수 3안타)가 됐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박찬호(38)는 지난 5일 주니치전에서 일본프로야구 공식 데뷔전을 치렀으나 선발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 뭇매를 맞았다. 자체 평가전에서 나왔던 보크는 없었지만 2사 후 3점 홈런을 얻어맞는 등 강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박찬호를 무한 신뢰하고 있는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여전히 개막전(25일 소프트뱅크전) 선발로 내정하고, 12일 요미우리와의 시범경기에 두 번째 선발 투입할 예정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