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고 있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는 여전히 매일 수천만달러의 오일머니를 긁어 모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재의 실효성이 적다는 얘기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비아가 최근에도 원유를 계속 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 무역업자들에 따르면 리비아는 내전이 격화한 2월 마지막 주 하루 57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데 이어 유엔이 본격적인 제재에 나선 지난주도 하루 40만배럴의 원유를 내다 팔았다. 이 같은 수출량을 시세로 환산하면 카다피 정권이 벌어들인 오일머니는 지난 2주 동안에만 7억7,000만달러(약 8,700억원)에 달한다. 수출 대금은 리비아 중앙은행을 통해 카다피 정권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FT는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리비아 원유를 사 들이고 있고, 오스트리아의 OMV와 미국의 모건스탠리도 최근 리비아로부터 원유를 구입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리비아에서 가장 큰 원유 터미널을 여전히 카다피가 통제하고 있어 앞으로도 리비아 원유의 수출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일에도 리비아의 원유 수출은 22만5,000배럴을 기록했다. 평상시의 리비아 원유 생산량(160만배럴)엔 크게 못 미치지만, 이 정도의 원유만으로도 카다피 국가 원수가 일주일에 벌 수 있는 돈은 2억달러나 된다. 그가 원유 정제 시설을 탈환하기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는 이유다.
한편 리비아 원유에 대한 국제 사회의 수출 금지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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