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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 가문의 적통 되찾은 MK…현대호 새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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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 가문의 적통 되찾은 MK…현대호 새 출범

입력
2011.03.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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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의 거함 현대호가 10년 만에 재출범 신호를 알리고 있다. 새 함장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사후 경영권 분쟁으로 어지러웠던 세월이 현대ㆍ기아차가 현대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적통을 이은 정몽구 회장에게는 크게 두 가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산업화를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던 아버지의 과업을 새 패러다임에 맞춰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안으로 현대그룹 등 현대가의 내홍을 마무리하고 화합을 다져야 하는 숙제도 남았다.

현대건설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8일 현대ㆍ기아차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의 현대건설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거쳐 다음달 8일께 채권단에 인수대금을 납입하면 모두 마무리된다. 인수금액은 4조9,601억원.

이로서 1947년 현대토건으로 출발, 오늘날 현대의 모태가 된 현대건설은 2000년 8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이후 다시 정씨 일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현대건설 인수로 정 회장은 지난 10년간 논란이 되었던 현대가의 적통 논쟁을 마무리 지었다. 혼란의 세월이었다. 2000년 3부자 퇴진 등 왕자의 난으로 일컫는 형제간 다툼이 있었다. 당시 정몽구 회장은 장자임에도 불구하고 적통을 건네받지 못해 많은 설움을 당했다.

하지만 품질 경영을 앞세운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처럼 세계 자동차사(史)에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마침내 현대건설을 인수, 장자의 권위도 되찾았다. 자동차에 전념한 지 불과 10년 만이다.

1999년 3월 그는 현대차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현대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았다. 눈앞에 외환위기, 기아차 인수 후유증 등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해 9월 당시 재계 1위였던 현대그룹의 울타리를 떠나면서 주변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는 뚝심으로 경영의 제1 화두를 품질로 내세우며 급속도로 회사를 바꾸어 놓았다. 현대ㆍ기아차의 이미지는 '싸구려 차'에서 '탈만한 차'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현대ㆍ기아차는 유럽에서 도요타를 제쳤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큰 산을 넘어 선 것. 글로벌 시장에서는 톱5로 성장했다. 이를 두고 세계 언론은 '현대차의 발전상은 속도 위반 딱지를 뗄 정도'라는 평가를 내렸다.

외형도 커졌다. 10년 사이 자산 총액은 2000년 36조1,360억원에서 100조7,000억원(지난해 4월 기준)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판매량은 2000년 243만여대에서 지난해 574만여대로 증가했다. 세계 자동차 역사상 유례가 없는 증가세다. 올해는 꿈의 600만대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철강, 건설, 물류, 금융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계열사 수는 16개에서 42개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당진제철소를 완공, 제철사업 진출을 갈망했던 정 명예회장의 숙원을 풀었다. 여기에 건설까지 더해져 현대ㆍ기아차는 자동차, 건설, 철강 등 주요 기간 사업을 축으로 한 옛 현대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재계는 현대건설을 인수한 정 회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통 크게 손을 내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상선을 연결고리로 한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현 회장에게 보장하는 것. 이미 현 회장측에게는 아산 10주기 행사 초청장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결과에 따라 이번 달 사진전, 음악회 등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 행사는 어느 때 보다 성대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회장님은 일관되게 현대그룹 경영권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씀해 왔고 이미 화합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는 산업 보국이라는 선친의 유업을 받드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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