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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대우 이름 털어내고… 현대·기아차에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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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대우 이름 털어내고… 현대·기아차에 선전포고

입력
2011.03.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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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사장 마이크 아카몬

"자신 있습니다. 고객의 평가에 따라 판가름날 것입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옛 GM대우) 사장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올들어 회사명과 브랜드명에서 대우를 지워버리는 결단을 내리더니, 신차를 무려 8개나 투입해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급기야 1일에는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에 선전포고를 했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구체적인 무기까지 꺼내 들었다. 경차에서부터 대형차까지 자사의 모든 차종에 대해 '5년, 10만㎞ 무상보증'을 약속한 것이다.

아카몬 사장의 공격적 행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그 동안 아카몬 사장이 보여준 성과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금융권 부채 1조원을 전격적으로 상환, 이른바 한국지엠의 '먹튀 논란'을 단숨에 잠재웠다. 당시 일각에서는 미국GM이 언제든 우리나라를 떠나거나, 한국지엠을 단순 조립 하청업체로 만들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가 적지 않았지만, 미국 본사와 비밀리에 협의해 치밀하고 신속하게 부채 문제를 마무리지었다.

업계에서는 일단 한국지엠의 1차 경쟁 상대는 현대ㆍ기아차가 아니라 르노삼성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업체의 넘버3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지엠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분위기이다.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면 4개 공장, 91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한국지엠이 최대 30만대 규모의 부산 공장 하나로 버티는 르노삼성차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지엠 뒤에는 GM이라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거인까지 버티고 있다. 르노삼성차 뿐 아니라 현대ㆍ기아차가 최근 아카몬 사장의 행보를 주의 깊게 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2009년 10월 취임한 그는 지난해 3월 르노삼성차에게 내수시장 3위자리를 내주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GM의 자존심 문제다"라며 1년여동안 와신상담을 거듭해 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조용히 있다가 떠나려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는 평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당장 의욕적으로 내놓은 소형차 아베오는 현대차 엑센트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는 기아차 카렌스와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이에 대해 그는"앞으로도 신차 출시를 위한 시설 투자에 3년간 매년 1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공격경영으로 장애물을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분간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국지엠발(發)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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