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국정원장 국회 정보위 출석'印尼특사단 숙소 사건' 추궁에 NCND 일관발생 다음날 보고받아… 野 사퇴요구는 거부
원세훈 국정원장은 4일 국정원 직원들의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의혹과 관련,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보총괄기관으로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숙소 침입 의혹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민주당 정보위원인 박지원 원내대표가 전했다. 원 원장은 "사건을 인정하는 것이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 의원들은 원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국정원을 강하게 질타했으나 원 원장은 국정원의 개입 사실을 시인하지 않았다. 원 원장은 사퇴 불가의 뜻도 밝혔다.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은 "원 원장의 발언은 사건 개입 여부에 대해 시인한 것이 아니라, 이런 물의가 빚어진 상황에 대해 일반론적으로 죄송하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원 원장의 '송구스럽다'는 언급은 언론에서 정보총괄기관이 거론되는 데 대해 송구스럽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세계 각국 정보기관이 다 하고, 우리 국정원도 그런 일을 할 텐데 다 아는 사실을 왜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원 원장을 추궁했으나, 원 원장은 'NCND'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장은 또 이번 사건을 처음 인지한 시점을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7일 오전 11시라고 답했다.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원 원장의 자진 사퇴와 국정원 3차장의 해임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그렇게 하면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보위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정원 입장에서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국정원을 일부 옹호하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은 원 원장의 사퇴에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 원장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 "세습이 공식화된 뒤 김정은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문 현장에 수시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김정은이 수행해 갔는데도 혼자 시찰한 것처럼 편집해 발표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또 "키리졸브 훈련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지역 민주화와 관련, "북한은 이 소식이 내부에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보도매체 결의문을 통해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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