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들의 숨은 마흔 찾기/정덕현 지음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숨은 마흔 찾기'(사진).
SK브로드밴드 구성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40대의 생각은 어떠할지 궁금해서 손에 들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공감으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50대 중반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40대에 내가 겪었던 열정과 결핍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었다. 회사와 친구, 가족, 건강 등의 이야기는 곧 나의 기억이고 경험이었다.
어린 시절 마흔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불혹(不惑)이었다. 마흔이 되면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고 초연할 줄 알았다. 막연한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이별하듯 살았던 청춘의 과잉을 거쳐, 이상과 현실을 맞추며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삶을 위해 조율해온 서른을 통과하고 맞는 마흔은 평온의 시간일 것 같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평온의 의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균형을 지키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스스로에게 끝없는 질문과 해답을 찾는 과정 중에 평온은 찾아온다는 것을.
책은 이야기한다. 우리네 중년들은 개발시대를 살아내면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저당 잡히는 것을 당연시해왔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양보다는 질을, 성공보다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등장하면서 중년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살아온 가치관이 살아가야 할 가치관과 부딪치는 그 지점에 중년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새로운 중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맞이하느냐는 것은 중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중년을 맞게 될 청년들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좀 더 준비한다면 청년들은 더 화려한 중년을 맞이할 것이며, 이미 중년을 맞이한 이들이라면 지금이라도 새롭게 마음을 먹고 실천하는 것으로 꽤 괜찮은 변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의 공유가 주는 독서의 즐거움과 구성원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유쾌한 경험을 했다. 통신회사는 디지털 시대의 첨병으로 합리성만 강조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최근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의 활성화에서 알 수 있듯 근간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다.
"공감하고 공감하고, 또 공감하라". 책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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