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에서 카다피군이 4일(현지시간)까지 사흘째 치열한 전투와 폭격으로 반정부군으로부터 탈환을 시도한 곳이 있다. 바로 브레가와 아즈다비야다. 왜 카다피군은 두 도시에 전력을 쏟는 걸까.
브레가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740km, 반정부군 지도부가 있는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남쪽으로 150km 떨어져 있다. 반정부군에게 있어선 최전선, 전략적 요충지다.
브레가는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고 리비아 제2의 원유수출항으로, 석유산업의 요충지이다. 1월에는 하루에 5만1,000배럴의 원유를 선적했고 1만8,000배럴의 정유능력을 갖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조차 3일 영국 스카이TV 인터뷰에서 "브레가 항구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허브다. 우리 모두 먹고 사는 것은 브레가 덕분이다. 그곳에서 리비아 석유 전부를 수출하기 때문에 브레가가 없으면 600만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또 친정부군이 브레가를 장악하면 벵가지를 고립시키는 효과도 있다. AFP통신은 "브레가가 벵가지와 주변 도시에 가스를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카다피 전열에 동참한 주와야부족의 근거지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공항과 항구가 있어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시 병력 투입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다피군이 탈환에 혈안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브레가에서 70km 떨어진 아즈다비야는 교통 요충지다. 여기서 벵가지, 토브룩, 데르나, 알바이다 등 반정부군이 장악한 동부지역까지 고속도로가 연결된다. AFP통신은 현지의 기술자를 인용, "브레가를 방어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정부군이 브레가를 점령하면 아즈다비야로 진격할 수 있고, 그러면 서부와 남부에서 동부로 연결하는 길이 열린다"고 보도했다. 때문에 반정부군은 아즈다비야와 브레가에 탱크와 로켓포, 대공화기 등의 화력과 병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카다피군은 3일 공격에 실패한 뒤 브레가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라스 라누프에 진을 치고 브레가 탈환을 벼르고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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