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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순신과 단풍이 살아 숨쉬는 정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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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순신과 단풍이 살아 숨쉬는 정읍

입력
2011.03.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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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자랑을 좀 했으면 한다. 정읍(井邑)은 말 그대로 전북 서남권에 위치한 '샘 고을'이다. 더불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단풍 하면 정읍, 정읍 하면 단풍'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다. 정읍에는 내장산 단풍과 함께 우리 국민이 자랑으로 여겨야 할 보물이 여럿 있다. 우선 정읍은 민주주의의 여명을 밝힌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다. 동학혁명의 시발점은 정읍의 고부봉기이고, 황토현전적지에서는 동학농민군이 전라 감영군과 맞서 싸워 최초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혁명의 불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졌다. 사리사욕에 빠진 위정자들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상을 백성의 힘으로 극복하고, 사람이 하늘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 함성은 황토현에서 용솟음쳤다.

정읍은 또 조선왕조실록을 품어 지켜낸 기록문화의 성지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세계적인 보물로 우리의 자부심이다. 그러나 이는 정읍 사람 안의와 손홍록이 임진왜란의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걸고 실록을 내장산 깊은 곳 용굴에 옮겨와 지켜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칫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를 실록을 정읍 사람의 손으로 지켜내 우리의 자긍심이 된 것이다.

정읍사 여인은 또 어떤가?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들은 기다림의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정읍사 여인의 정한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남편 사랑, 가족 사랑을 보여준 정읍사 여인으로부터 가족 해체를 막고, 가족의 결속 위에 사회안정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초대 정읍현감을 지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목민관으로 선정을 베풀고,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의 얼이 서린 곳이 바로 정읍이다. 그러기에 정읍에는 충무공을 기리는 충렬사가 있고, 충무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와 함께 정읍은 호남우도농악의 발상지이자, 세계에 자랑해도 손색이 없는 단풍의 명소이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고즈넉한 내장산 단풍터널도 걸으며 보물 같은 역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김생기 전북 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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