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창군 이래 첫 3군 합동임관식이 열린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은 6개 학교 초임장교 5,309명으로 꽉 찼다. 순식간에 일사분란하게 정렬한 이들은 육사 207명, 해사 126명, 공사 137명, 간호사관 77명, 3사 493명, 학군(ROTC) 4,269명. 가족 친지까지 2만여명이 참석한 임관식은 성대한 축제장 같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장관 등이 입장하고 명예와 영광을 상징하는 예포가 발사되자 초임장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쟁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은 물론 특수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키우며 무모한 군사적 모험으로 평화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모든 위협과 변화에 대비하자면 국방개혁이 시급하며, 특히 전군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하늘과 바다, 육지에서 통합 작전을 수행하는 합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군복 색깔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군은 오직 조국의 군대, 국민의 군대”라며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하나의 사명만이 있을 뿐”이라고 거듭 3군의 합동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초임 장교들의 계급장을 직접 달아주고 ‘호부(虎符)’를 수여했다. 호부란 조선시대 임금이 임지로 떠나는 장수에게 하사했던 상징물. 이 대통령은 호부에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ㆍ살려 하면 죽고, 죽으려 하면 산다)’라는 친필 휘호를 새겼다. 군 관계자는 “휘호는 신임장교들이 합심하여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하라는 대통령의 당부가 담긴 것”이라며 “군 통수권자가 소위 계급장과 호부 등을 직접 수여해 초임장교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준(육사ㆍ24)소위 등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8명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각군 사관학교 임관식은 지난해까지 각각 치러졌으나, 올해부터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의 합동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통합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각 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군 생활을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군 지휘부의 행사 참석을 최소화해 군 본연의 임무수행 여건을 조성하고 북한 도발에 적시적으로 대응태세를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2005년까지는 모든 사관학교 졸업ㆍ임관식에 참석했으나 2006년 이후 1,2개 사관학교 행사에 돌아가며 참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초 순번제 원칙을 정해 2008년 육사와 ROTC, 2009년 해사, 2010년 공사와 3사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통합 임관식을 위해 임관장교 5,000여명과 가족 등이 전국에서 모여야 하고, 졸업식은 학교마다 별도로 치르게 돼 행사 중복에 대한 논란도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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