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반카다피 시위대 속에서 히잡을 둘러쓴 여성들은 특히 눈에 띈다. 아이를 업고 나온 주부, 등교를 포기한 여학생 등 다양한 여성들이 시위에 동참하며 '자유'을 외치고 있다.
미 abc방송은 "그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쉬던 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여성들이 민주화 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이슬람 율법에 묶여 있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비아의 40대 중반 여 변호사 살와 부게기스는 리비아 전역에 민주화 물결을 확산시킨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벵가지의 변호사와 판사들의 연좌농성을 이끌었고 전략 수립, 물자 보급 등 다양한 일을 했다. 부게기스는 "정권은 무자비하게 우리를 죽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는 죽지 않을 것"이라며 "인권이 존중받는 리비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부게기스를 따라서 여성 교사가 시위에 참여하고 여학생이 카다피 타도를 외치는 등 여성들이 민주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화 혁명으로 기존 정권을 축출한 튀니지와 이집트에선 여성들이 권리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선 수백명의 여성들이 재스민 혁명 이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며 거리로 나오고 있다. 이집트에서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후 구성된 개헌위원회에 여성이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자 청원운동에 나섰다. 이집트 카이로의 여성 운동가인 이만 비바즈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다, 1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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