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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펴낸 원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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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펴낸 원영 스님

입력
2011.03.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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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율'은 스님들이 지켜야 하는 규범, 말하자면 승가의 법률이다. 율을 모은 것이 율장이다. '계'는 스님이 아니어도 누구도 지켜야 할 도덕을 가리킨다. 율은 너무 엄격하고 완고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스님들도 말하기를 꺼린다. 연구자도 별로 없다.

원영(37) 스님은 계율학자다. 일본 불교 임제종의 종립 하나조노(花園)대와 대학원에서 계율학으로 석사, 박사를 하고 돌아와 조계종 불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남들이 잘 안 하는 계율학을 공부하게 된 것은 개인적 고민과 반성에서다.

"고 1 때부터 절에서 살다가 운문사 승가대 졸업 후 구족계(정식 스님이 되는 절차)를 받았는데 비구니가 지켜야 할 계가 348개나 되는 거에요. 하나하나 읽으면서 지키겠냐, 지키겠다를 반복하는데 이걸 내가 과연 다 지킬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규범에 맞게 살 것인가 고민이 되더군요. 일본에 가면 계율학을 배울 수 있다 길래 유학을 갔지요."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불광출판사 발행)는 이런 고민과 공부에서 나왔다. 율을 통해 부처님과 제자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오늘의 승가에 비추어 율의 근본 정신을 생각하는 책이다. 부처님의 생애를 소개하는 책이나 어려운 계율학 책은 있어도 이 책처럼 계율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쓴 책은 거의 없다. 출가 의식주 수행 등으로 항목을 나눠 자세히 설명하면서 출가자로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도 넣어 썼다.

"2600년 전 율장을 오늘의 현실에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는지 출가자의 시선에서 썼어요. 스님들이 공개하기 꺼리는 율장을 왜 낱낱이 얘기했냐고 호통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끄집어낸 것은 율의 참뜻과 현대적 의의를 생각하고 싶어서에요. 율을 제정한 당시의 좋은 의도는 받아들이되 옛것을 무조건 고집만 해선 안 됩니다. 율은 실천을 전제로 한 것이라 현실에 적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거든요."

이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부처님 당시에도 찜질방이 있었는데 비구니 스님들은 너무 떠들어서 못 들어가게 했다고 한다. 부처님은 쉬운 말로 설법을 했는데 요즘 스님들 법문은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계율학자로서, 또 출가자로서 그의 관심이 보살행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보살은 깨달음을 얻고도 세상 속으로 들어가 중생 구제의 큰 서원을 실천하는 존재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 부끄러워요. 실천이 전제인 학문을 하면서 행이 빠졌다 싶어서요. 우리 사회와 역사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어 죄스러울 뿐이지요. 묵묵히 보살행을 실천해서 사랑의 꽃을 피우는 게 정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그의 다음 작업은 보살행의 윤리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것이다. 승가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윤리적 과제와 그 딜레마를 깊이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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