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한다. 우선 독립영화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는 수작 ‘파수꾼’을 추천 1순위에 올린다. 폭력에 의해 일그러진 세 남자 고교생의 우정을 그렸다. 복싱을 통해 두 형제의 우애를 그린 ‘파이터’도 놓치기 아까운 영화다. ‘랭고’는 성인 색채가 짙은 서부극 애니메이션. 정통 서부극을 새롭게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권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예술영화 팬이 아니라면 견디기 쉽지 않을 듯.
1 파수꾼
감독 윤성현
주연 이제현, 박정민
100자 평 고교 일진과 그 친구들의 무너져가는 우정을 세밀한 터치로 담았다.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감독의 예리한 눈이 빛난다. 학업에 고민하고, 이성 때문에 마음 잡을 수 없는 고교생을 다룬 알록달록 청춘물은 아니니 유의를.
2 랭고
감독 고어 버빈스키
목소리 주연 조니 뎁, 아일라 피셔
100자 평 자녀 보여주려 극장을 찾았다가 아빠 엄마가 쏙 빠져들 애니메이션. 얼떨결에 보안관이 된 떠벌이 카멜레온을 지렛대 삼아 서부극의 전통을 살려냈다. 꼼꼼한 비주얼도 일품. 아이들은 조금 무서워할 영화.
3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감독 이윤기
주연 현빈, 임수정
100자 평 이별하는 한 부부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좁은 공간 속에서 묘사했다. 의미 없는 듯한 대사와 별 뜻 없는 듯한 행동 속에 다양한 해석거리를 담아놓은 신비한 영화. 하지만 아무에게나 보라고 권하기는 어려운 대략난감 수작.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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