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23세 이하) 감독이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을 찾는다는 합의를 봤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조 감독과 홍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중복 차출 교통 정리'를 위해 만났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의 주선으로 마련된 회의에는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조영증 기술교육국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조 감독이 취임한 후 '젊은 피'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공통 차출 대상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달 열린 터키와의 친선 경기 명단을 기준으로 할 때 무려 10명이나 된다. 문제는 '조광래호'와 '홍명보호'의 일정이 부분적으로 겹친다는 데 있다. 이날 첫 만남을 가진 조 감독과 홍 감독은 '서로 돕는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중복 차출 대상자가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에서 모두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의견 조율이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경기 일정이 많이 겹치지 않는다. 홍 감독과 충분히 협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나 "A대표팀 선수가 하위 대표팀에 차출됐을 때 기량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홍 감독은 "A대표팀 코치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대표팀 사정을 이해한다. 조 감독과 논의하면 선수 구성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선수 공백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그는 "구자철(22ㆍ볼프스부르크)을 중심으로 2년간 팀을 만들었는데 예선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구자철 외에 얼마나 더 많은 선수를 잃을 지도 알 수 없다"고 근심스러워 했다.
한편 이달 말 겹치는 일정은 A대표팀에 우선 순위를 둬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점검 차원에서 윤빛가람(21ㆍ경남), 홍철(21ㆍ성남) 등을 대표팀에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고 홍 감독은 "A대표팀이 구성된 후에 팀을 꾸려야 할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대표팀은 25일(온두라스)과 29일(몬테네그로), 올림픽 대표팀은 27일(중국) 친선 경기가 예정돼 있다. 한편 조 감독은 소속팀 적응을 돕기 위해 구자철, 손흥민(19ㆍ함부르크), 남태희(20ㆍ발랑시엔)를 당분간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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