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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어] 경남FC와 2년 재계약한 마흔 한 살의 김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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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어] 경남FC와 2년 재계약한 마흔 한 살의 김병지

입력
2011.03.0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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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사상 최초 500경기 출전과 K리그 최다 무실점(183) 경기(클린시트)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 김병지(41ㆍ경남FC). 깨지지 않을 것 같던 기록들을 하나 둘씩 갈아치우고 있는 김병지의 다음 목표는 의외로 '소박'했다. "한해 한해 마무리를 잘 짓고 싶다."

평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다음 시즌에도 문제가 없겠구나'라는 사실을 주위에 각인시킨다는 뜻에서 의미심장하다. 그의 철두철미한 자기관리 덕분에 주변에서는 "50대에도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2012년까지 경남과 계약해 '철인의 역사'를 계속 잇게 된 김병지를 전화를 통해 만났다.

선수들의 '꿈'이 된 김병지

프로선수 김병지에게 가장 뿌듯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 생각할 수 있는 K리그 500경기 출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아니었다. 이제 막 프로에 발을 내디딘 선수들의 '목표'가 됐다는 점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예전 선수들의 꿈은 국가대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처럼 되고 싶다는 후배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뿌듯하다"고 털어놓았다. '철인' 김병지의 모범 사례는 실제로 골키퍼 이운재(38ㆍ전남) 등의 현역 생활 연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난 10년간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뽐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체력관리의 노하우는 '인터벌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김병지는 "체력관리의 핵심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라 할 수 있다. 이틀에 한 번씩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의 밸런스를 잡아준다"며 "그동안 프로 경험을 토대로 짠 개인 주말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체력관리와 컨디션 조절에 힘 쓴다"고 털어놓았다.

'철인'도 힘든 동계훈련과 '기러기 생활'

"아직까지 경기 중에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없다." 김병지는 그라운드에서만큼은 후배들에게 뒤질 게 없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불혹을 넘긴 세월의 흐름 탓에 동계훈련만큼은 여전히 힘들다. 그는 "솔직히 힘이 부친다. 이제는 20대처럼 훈련을 한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거친 만큼 베테랑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는 "노장들은 동계훈련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20, 30대처럼 체력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러기 생활'도 '철인'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김병지는 "가족들과 떨어져 있다 보니 힘이 들 때가 있다. 지난 2년 동안 구단의 배려로 기러기 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령탑도 바뀌고 했으니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생활이 줄어들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김병지에게 '가족은 에너지'로 다가온다. 그는 "역시 축구를 하는 세 아들의 존재가 지금까지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해줬다. 축구 꿈나무인 아들들이 큰 힘이 된다. 반대로 내가 현역 선수로 활약하고 있으면 애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600-200 클럽'과 '날미존'이 목표

김병지는 세계의 '거미손'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70년생을 대표하는 골키퍼 '3인방'의 기록만 살펴봐도 김병지는 리그 최다인 183경기 무실점(클린시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잉글랜드 출신의 데이비드 제임스(브리스톨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173경기 클린시트, 네덜란드 출신의 에드윈 반데사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311분(14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썼다. 리그의 수준 차이가 달라 객관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김병지는 이들 3명 중 통산 3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골 넣는 골키퍼'이기도 하다.

'기록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말처럼 김병지는 '600(경기)-200(클린시트) 클럽'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기록적인 목표로 600경기 출전과 200경기 클린시트를 꼽을 수 있다. 현재 535경기 출전과 183경기 클린시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K리그 붐을 위해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김병지는 지난 1일 '날아다니는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1만명의 트위터 친구를 보유한 그는 "뒤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길 수 없는 게 축구다. 1골만 넣어도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등식을 만들 수 있도록 골키퍼로서 날아다니는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다"고 비장한 의지를 드러냈다.

● 김병지 프로필

▲출생지=경남 밀양

▲생년월일=1970년 4월 8일

▲신체조건=184cm 78kg

▲출신교=밀양초-밀양중-부산 알로이시오고

▲K리그 이력=울산(1992~2000) 포항(2001~05) 서울(2006~08) 경남(2009~10)

▲국제 대회 경력=1996년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대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대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표,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

▲A매치 통산 기록=62경기 73실점

▲K리그 기록=역대 최연장 출전(40세 7개월 12일), 역대 최다 경기 출전(535경기), 최다 무실점 경기(183경기), 최초 골키퍼 필드 골(1998년 10월 24일 포항전), 최다 연속 무교체 출전(153경기)

▲우승 경력=1996년 정규리그, 2006년 컵대회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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