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이 안 오른 종목이 거의 없을 만큼 물가상승은 무차별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집중적으로 가격을 관리하겠다고 공언했던 52개 주요 생활필수품(MB물가)의 가격은 특히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물가관리역량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2일 통계청이 내놓은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2개 생필품 중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오른 품목은 41개, 내린 품목은 8개, 변동이 없는 품목은 3개로 집계됐다. 1월과 비교하면 상승 30개, 하락 10개, 보합 12개 품목이다. 52개 모두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으로 선정된 것이다 보니, 체감 물가는 4.5%보다 더 오른 셈이다.
MB물가를 뒤흔든 주범은 이번에도 채소류 등 신선식품이었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94.6%, 1월에 비해 12.9% 가격이 뛴 배추였다. 그 다음으로 파(89.7%), 마늘(78.1%), 양파(54.7%), 무(50.8%) 등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뒤를 이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도 고스란히 가계부에 반영됐다. 농산품이 아닌 품목 중 가장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겨울철 난방유로 쓰이는 등유. 1년새 19.3%가 올라, 지난달 정유업계의 가격 인하를 무색하게 했다. 경유(14.6%), 액화석유가스(LPGㆍ14.6%), 휘발유(11.1%) 등 다른 석유류의 가격도 10% 이상 뛰었다. 화장지(8.7%), 세제(7.4%), 자장면(7.0%), 도시가스요금(5.5%)도 평균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