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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난 베트남 펀드 '명예회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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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난 베트남 펀드 '명예회복' 가능할까

입력
2011.03.0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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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난 베트남펀드가 증시에서 애물단지가 됐다. 5년전 베트남 투자의 물꼬를 텄던 폐쇄형 펀드의 만기가 올들어 속속 도래하지만, 수익은커녕 원금을 까먹은 상태다. 고객 반발이 두려운 운용사는 만기연장 등 고육책을 내놓고 있지만, 베트남 증시 전망이 워낙 어두워 손절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2일 펀드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사모펀드 '한국 사모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의 만기를 3년 연장, 기존 투자자에 한해 개방형으로 계속 운용키로 했다. 이 회사는 고객들이 만기 연장에 동의해 준 댓가로 추가 투자기간에는 판매 및 운용보수도 받지 않기로 했다. 한국운용은 6월 만기인 공모펀드(한국 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기 연장을 준비하고 있다.

운용사가 보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만기를 연장한 이유는 뭘까. 2006년 출시돼 올해 5년 만기가 돌아오는 대부분 베트남펀드들이 반토막났기 때문.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폐쇄형 베트남펀드들은 설정 이후 10~50%대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만기가 6월30일인 '한국 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는 설정 이후 수익률이 -29.23%이고, '한국 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 2'(만기 11월30일ㆍ-54.73%), '미래에셋맵스 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 1'(12월18일ㆍ-13.58%), '동양 베트남민영화혼합 1'(2012년11월12일ㆍ-36.58%)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특히 폐쇄형은 중도 환매가 불가능해 투자자들은 지난 5년간 손 한번 쓰지 못한 채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개방형으로 베트남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한국 베트남적립식1(주혼)'도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01%. 펀드가 설정된 2006년11월부터 누적 수익률은 -49.29%에 머물고 있다.

운용사는 '만기연장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각오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베트남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적 무역적자 구조는 여전하고, 국가신용등급은 강등됐고 베트남 동화가 추가 평가절하되는 등 투자 환경이 악화하면서 지난달 이후 베트남 증시는 지수가 10%나 추가로 하락한 상태다.

때문에 만기 연장 이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증권 김용희 펀드리서치팀장은 "베트남 경제와 증시는 펀더멘털이 약하고 규모가 작아 충격도 크게 받고, 현재 시장 여건이 중국, 러시아 등 다른 시장보다 불리한 편"이라며 "차라리 빨리 털고 나온 뒤 중국본토, 러시아 펀드나 원자재 펀드로 갈아타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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